30대 이주여성 딱한 사연 온정의 손길 이어져

뇌병변 장애 남편에 3자녀까지 다섯가족 책임지는 이주여성
어린 딸 수술비 못구해 안절부절…광주은행 등 후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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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이 21일 어려운 형편에 처한 결혼이주여성 이다진씨를 지원하기 위한 후원금 1000만원을 서구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 전달했다. 편집에디터
광주은행이 21일 어려운 형편에 처한 결혼이주여성 이다진씨를 지원하기 위한 후원금 1000만원을 서구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 전달했다. 편집에디터

다섯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결혼 이주여성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뇌병변 장애로 거동이 힘든 남편의 병 수발을 들면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베트남 이주여성 이다진(35)씨의 사연(본보 1월13일 5면)이다.

기초생활수급비와 밤낮없이 일해 버는 180만원 남짓한 돈으로 남편의 병원비며 세 자녀들의 생계비까지 책임지고 있는 와중에 어린 둘째 딸이 중이염으로 청각을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수술비를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형편 때문에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씨의 딱한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기독병원이 이씨의 딱한 처지를 고려해 수술비와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은행에서는 둘째 딸의 학원비로 1000만원을 전달했다. 성당 빈첸시오회 사람들의 후원도 잇따랐다.

광주은행은 21일 이씨를 위한 후원금 1000만원을 광주 서구 건강·가정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통해 전달했다.

앞서 이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수술비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수술비 지원보다 이씨 가정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학원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씨의 큰아들은 서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지원하고 있고, 막내아들은 성당 빈첸시오회 교우가 무료로 학습지도를 해왔으나, 둘째 딸의 학원비는 그동안 이 씨가 부담해왔다. 한달 180여만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하는 이씨에게 40여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는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자식들만큼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꿋꿋이 감내해왔던 것이다.

광주은행의 후원금은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의 후원계좌로 지급됐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는 매달 이씨대신 학원비를 대납한다. 최소한 2년 이상 남들처럼 교육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병상에 있는 남편 대신 세 아이의 생계와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결혼이주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평소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힘써왔던 광주·전남 대표은행으로서 긴급히 도움을 주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소외된 곳곳에 온정을 전파할 수 있도록 은행의 이익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기독병원과 빈첸시오회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광주기독병원은 만성 중이염으로 수술을 받고 입원중인 결혼이주여성 이다진씨의 둘째 딸에 대한 수술비를 전액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씨가 다니던 성당의 신자 일부도 후원금을 전했다. 빈첸시오회 광주 서구지구도 이사회비 또는 각 협의회 이월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뒤 생활비를 전달키로 했다.

이씨는 이어지는 이웃들의 따뜻한 온정에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씨는 “어려운 형편속에 아픔을 털어놓을 곳 하나 없어 홀로 마음고생만 하고 있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이웃들이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주니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매일 잠도 못 이루고 홀로 걱정해왔던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결해준 이웃들의 선물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관계자는 “지역사회의 도움이 형편이 어려운 이씨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여전히 컴퓨터 한 대 없을만큼 학습 환경이 열악하고 사춘기 자녀들이 한방에 생활하는 등 주거 환경도 열악해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