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문화담론>예비창업 청년들의 사업 마인드

윤혁진 오로지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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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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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 대표님! 아이참. 제가 점심엔 약속이 있습니다. 다음에 드실까요? 제가 다음에 사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연락드릴게요. 예!”

아는 형이 남는 의자가 있다며 가져가라 한다. 부모님이 아들이 보고 싶어 고향에서 올라왔다. 아버지를 옆에 태우고 트럭 운전대는 내가 잡았다. 전화를 끊고 나니 아버지가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혁진아. 내가 네 나이 때에는 너처럼 살지 못했던 것 같은데, 훌륭한 분들과 잘 지내며 사업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 앞으로 무슨 일이든 잘 판단해서 잘 해보길 바란다.”

안 그래도 인정욕구가 강한 난데, 무뚝뚝한 아버지의 말씀이 내게 너무나 기분 좋게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란 어렵고도 행복한 일이다. 아버지도 말씀하면서 참 뿌듯했을 것 같다. 헌데, 난 정말 잘하고 있는걸까.

2019년이 막을 내렸고, 한 해를 돌이켜 보는 시즌이 지났다. 많은 청년들이 SNS에 2020년을 새롭게 다짐하는 글과 다짐들을 공유했다. 필자도 잠시나마 2019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돌이켜보면 재작년에 비해 회사가 많이 커졌다. 지난해는 참 좋은 해로 기억될 것이고 주변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사실 스스로가 사업자인가? 자문할 때마다 부끄럽긴 하다. 사업하는 분들 처럼 마음 한 켠에는 는 “언제 망할지 모른다”를 가슴에 품은 채 회사를 위해 발로 뛰었다. 재미있는 건 난 사업을 하게 될줄 몰랐다. 경영학도도 아니고 내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지도 않다. 누가 조언해준 적도 없다. 말리기만 했다. 시작하기 전 멘토도 딱히 없었다. 우연히 현실에 충실하다보니 어느새 사업자라는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얼마를 벌어야 성공 했는지를 따질 순 없지만 현재의 삶에는 매우 만족한다. 한낱 부끄럼 없이 직업만족도 200%라고 자랑하고 다닌다. 더 잘되고 싶고, 내 이름을 건 만큼 나도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어 무던히 애쓴다. 가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다시 직업을 선택할 기회가 생긴다면 조금 더 일찍 이 일을 선택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준비하고 조사해도 힘든 것이 사업이라, 위에 언급한 것처럼 우연하게 시작한 사업이라서 실없는 소리를 주변에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주체적인 삶, 높아지는 자존감 등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주변 청년들에게 사업을 권하곤 한다. 돌아오는 답은 대기업, 공기업 취업과 안정적인 공무원을 원한다는 답변이 되돌아온다. 직업에 귀천도 없고, 인생에 정답도 없다지만, 도전하고 부딪힐 수 있는 유일한 세대인 청년세대에서 창업과 사업을 ‘아무나 못하는 것’ 혹은 ‘망하면 끝나는 것’과 같이 인식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점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미 공공기관이나 사업체에서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유하는 PR활동과 프로젝트, 지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 사업은 청년 사업 문화에서 경험과 실력 향상의 발판이 되는 것이 아닌, ‘망해도 되는 자원’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원사업을 받는 것은 개인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청년들이 무기력 해지고 수익구조를 발견·개발하는 것보다 지원 사업을 앞다퉈 받으려는 자세를 갖게 되는 것 같다.

현실적 타당성을 따져볼수록 바뀌는 것은 쉽지 않지만 청년세대만큼은 사업을 하며 부딪혀보는 문화가 자리 잡아갔으면 좋겠다. 청년이니까 말이다. 구조적으로 무턱대고 지원해주는 사업보다 주체성을 갖고 사업을 실천해 볼 수있는 교육과 실무적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돼 청년들이 청년으로써 사업 문화를 바꿔갔으면 좋겠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했으면 더 좋겠고. 적어도 많은 청년들이 창업을 꿈꿀 수 있는 세상과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더욱 바랄 게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