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갑의 정원 이야기>셰익스피어의 생가마을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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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 등장하는 광대(Jester)동상 'O NOBLE FOOL! A WORTHY FOOL!(고귀한 바보! 훌륭한 바보!).라는 대사가 적혀 있다. 편집에디터
셰익스피어의 작품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 등장하는 광대(Jester)동상 'O NOBLE FOOL! A WORTHY FOOL!(고귀한 바보! 훌륭한 바보!).라는 대사가 적혀 있다. 편집에디터

학창시절 위인전과 더불어 꼭 읽어야만 했던 책들이 꽤 있었다. 그 가운데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등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거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마치 밀린 숙제를 해치우듯 뚝딱 읽었던 기억이 있다. 왠지 남들이 다 읽을 법한 책들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일종의 의무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얼마 가지 않아 나타났다. 결국 네 권의 책 내용은 뒤죽박죽이 되고 등장인물마저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몇 해 전 셰익스피어 생가마을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즐거워하면서도 작품내용들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다면 훨씬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아쉬워했던 생각이 난다. 영국 대부분의 마을들이 그렇듯 셰익스피어 생가마을도 건물과 정원이 너무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영국사람들이 정원을 좋아하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셰익스피어도 정원을 무척이나 사랑한 사람이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븐(Stratford-upon-Avon)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52년을 지냈다. 런던에서 극작가로 명성을 얻어 활동한 후에도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먼저 핸리거리(Henley Street)에 있는 그의 생가, 매리아덴농장(Mary Aden Farm)의 어린시절 놀이터, 그의 아내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농가(Cottage), 그리고 부와 명성을 얻은 후 마련한 그의 마지막 집 등을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가 머물렀던 곳에는 어김없이 정원이 딸려있는데 그가 얼마나 정원을 사랑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셰익스피어 생가마을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븐은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마을 옆으로 에이븐강이 흐르고 있다. 사실 영국에는 스트랫퍼드라는 지명이 여럿 있다. 그래서 다른 도시들과 구별하기 위해 에이븐강이 흐르는 스트랫퍼드라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마을이름이 다소 길다. 하지만 보통 지명과는 다른 서정적인 느낌이 있어 나쁘지 않다. 이 마을이 주목받고 찬사를 받으며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기의 문호 셰익스피어가 태어났고 대부분의 삶을 이곳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강 유역의 풍경과 역사적인 건물,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들이 모두 그와 관련된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꽃 한 송이, 돌멩이 하나하나에 예의주시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그가 이곳 풍경들을 통해 엄청난 예술적 영감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을은 마치 영화세트장처럼 정연하고 아름다웠다. 셰익스피어 생가는 목조가옥으로 토속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는데 마을은 전체적으로 생가와 잘 조화되는 풍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유한 상인집안답게 외관은 물론 건물내부도 잘 보존되어 있고 정원도 훌륭해서 전체적으로 격조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곳은 16세기 중산계급의 생활상을 짐작해볼 수 있을 정도로 당시의 가구, 생활용품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무엇보다 그가 거닐었을 정원은 색다른 감성을 불러일으켰는데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꽃과 나무 등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이집을 물려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생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집 뉴 플레이스(New place)는 셰익스피어가 런던에서 번 돈으로 샀는데 그가 은퇴한 후 죽을 때(1597~1616)까지 줄곧 이곳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가 6년 정도 자신의 말년을 보냈던 곳은 현재 공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여기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동상은 마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는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인근에 있는 그의 손녀 엘리자베스 홀과 그녀의 남편 토머스 내쉬가 거주했던 내쉬의 집(Nashs House)은 현재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소박한 교회(Holy Trinity church)와 교회 앞 그의 묘소는 공원처럼 개방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에이븐 강변 다리 뒤로 보이는 붉은 벽돌건물은 로열셰익스피어극장으로 1875년 세워졌으나 1926년 화재로 소실되자 1932년 새롭게 건축되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 연극 전문극장으로 매년 3월에서 11월까지 공연되는 곳이다. 아직 여기서 공연을 본적은 없지만 언젠가 직접 공연을 보고 싶은 생각은 아직 접지 않고 있다. 거리에는 온통 튜더양식으로 일컬어지는 건물들로 아기자기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요컨대 튜더양식은 헨리7세에서 엘리자베스1세에 이르는 튜더왕가시대(1485~1603)에 성행했던 건축양식이다. 회반죽과 벽돌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건축물로 외부로 노출된 다양한 목재 디자인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가로 조형물들도 억지스럽지 않아 자연스럽게 셰익스피어를 떠올리게 했는데 특히 광대동상에 새겨져 있는 문구도 미소 짓게 한다. ‘O noble fool! A worthy Fool!(오 고귀한 바보, 가치 있는 바보)’ 세익스피어의 작품 ‘As you like it(뜻대로 하세요)’에서 따온 문구이다. 셰익스피어 생가마을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는데 바로 앤 해서웨이의 집이다. 이곳은 셰익스피어 부인 앤 해서웨이가 셰익스피어와 결혼하기 전인 1582년까지 살았던 집으로 셰익스피어 생가에서 2km 정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15세기 중기에 건립된 전형적인 영국농가로서 과수원, 텃밭, 그리고 정원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1892년까지 해서웨이 가(家)의 소유였으나 셰익스피어 재단에서 구입하여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생가마을을 탐방하면서 느낀 점은 위대한 인물이야말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최고의 자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유적들을 소중히 하고 그와 얽힌 이야기를 마을 가꾸기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곳을 두루 돌아보며 느낀 점은 유적지 관광이라기보다는 마치 명품정원을 탐방하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그의 숨결이 묻어 있는 장소는 하나같이 자연과 정원이 있었다. 어쨌든 그곳이 역사문화공간이거나 현대도시이거나 상관없이 공간과 건물을 이어주며 아름답게 하는 최고의 장식은 역시 정원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작품 속의 정원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 속에는 수많은 정원과 꽃들이 등장한다. 실제로 그는 무척 정원을 사랑했으며 그에게 있어 정원은 작업실이자 놀이터였다. 그만큼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의 작품 햄릿 속에 등장하는 정원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죽은 직후 덴마크 왕이자 삼촌인 클로디어스와 엄마이면서도 현재 왕비인 거투루드가 독일 비텐베르크로 떠나려는 햄릿에게 남아 있을 것을 권유하는 대화장면(햄릿 1막2장)이 나온다. 홀로 남은 햄릿은 독백에서 당시 심경을 정원에 비유하며 토해내는 대사가 무척 흥미롭다. “오 하나님! 하나님! 이 세상만사가 내게는 얼마나 지겹고, 맥이 빠지고, 단조롭고, 쓸데없이 보이는가! 역겹고 역겹다. 세상은 잡초 투성이 퇴락하는 정원, 본성이 조잡한 것들이 꽉 채우고 있구나.” 그도 그럴 것이 햄릿의 죽은 아버지가 유령으로 나타나 햄릿과 대화하는 장면(햄릿 1막5장)에서는 자신이 삼촌인 왕에 의해 정원에서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자, 햄릿 들어봐 정원에서 자는데 독사가 나를 물었다고 발표되었다. 그러나 귀한 애야 알아둬라. 네 아비의 목숨을 앗아간 그 독사가 지금 왕관을 쓰고 있음을…” 또, 작품 ‘한여름 밤의 꿈’은 전원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5월 축제를 통해 연인들의 짝짓기를 이야기한다. 어느 여름날 지겨운 도시와 도덕률에서 벗어나 깊은 숲 속, 그것도 낮이 아닌 밤의 숲에서의 자유로움을 묘사한다. 특히 2막1장에 나오는 요정들의 왕 오보론과 요정왕을 섬기는 요정 퍽(로빈 굿펠로)의 대화 속에서 우리에게 안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내가 야생 백리향이 만발한 강둑을 하나 알고 있는데, 그곳에는 앵초와 살랑거리는 제비꽃을, 향긋한 사향장미, 들장미와 더불어, 감미로운 인동덩굴들이 지붕처럼 완전히 덮고 있단다. 거기서 티타니아(요정)가 이 꽃들의 향기와 살랑거림에 취해서 저녁시간에 잠을 자곤 한다.” 어두운 밤의 숲 속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자유지대 혹은 해방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상 혹은 현실에서 탈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곳 또한 자유로운 해방구가 될 수 없음을 암시한다. 한편,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어김없이 정원은 등장한다. 이야기의 주요무대 가운데 하나가 그녀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베로나 캐플릿의 집) 정원이다. 여기서도 정원의 꽃에 비유한 주옥같은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2막 3장에 등장하는 대화로 로렌스 신부의 대사이다. “이 연약한 꽃봉오리에는 독도 있고 약효도 들어 있겠다. 냄새를 맡으면 향기는 온 몸을 상쾌하게 하지만 맛을 보면 오감에서 심장까지 마비되니까. 이처럼 두 왕이 맞싸우는 다툼은 초목뿐 아니라, 인간에도 있으니 미덕과 육덕이지. 악한 쪽이 우세하면 죽음이란 해충이 나무를 갉아먹게 되는 법이라.”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처럼 우리가 살면서 겪는 인간의 존재적 본질과 도덕성에 대한 수많은 고뇌와 선택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사회가 이웃과 더불어 선한 공동체를 형성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게 위해서 우리 주변의 자연, 정원, 꽃 한 송이에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관심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집과 정원 편집에디터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집과 정원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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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집과 정원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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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집과 정원 편집에디터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집과 정원 편집에디터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의 집과 정원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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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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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 시가지풍경 편집에디터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의 에이븐 강변풍경 편집에디터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의 에이븐 강변풍경 편집에디터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의 에이븐 강변풍경 편집에디터
스트랫포트 어펀 에이븐(Straford upon Avon)의 에이븐 강변풍경 편집에디터
셰익스피어의 무덤이 있는 홀리 트리니티(Holly Trinity) 교회 주변풍경 편집에디터
셰익스피어의 무덤이 있는 홀리 트리니티(Holly Trinity) 교회 주변풍경 편집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