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지역 발전 밑거름…재원 부족 탓 추진 불투명

▶초광역경제권 공모사업 좌초 위기
2개 이상 광역 시·도 공동 추진…16개 사업 선정
예산 반영액 10% 그쳐 원활한 사업 진행 빨간불
세수 늘린 재정분권 추진 '낙후지역’ 오히려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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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에 주력했던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이하 균형위)의 초광역협력 프로젝트가 “각 부처사업과 중복된다”는 기재부의 반대로 좌초됐다. 균형위가 수도권과 지방의 발전격차를 줄이고 낙후된 지역발전을 꾀하게 위해 추진한 초광역협력 프로젝트 사업은 지방발전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돼 왔지만 이번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과거 균형위를 통해 지자체에 지원했던 균형발전 특별회계 중 지방이양기금 3조6000억원을 기재부가 직접 배분키로 하면서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의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향후 예산 확보를 위한 복잡한 절차 외에도 전남도 등은 ‘예타 면제’ 등의 도움없이 홀로서기를 하기엔 여전히 지역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이 때문에 균형위를 통한 균특회계 재원 지원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초광역 협력 프로젝트’ 좌초 이유는

균형위는 지난해 전국 17개 광역 시·도를 대상으로 2개 이상의 광역 시·도가 공동으로 추진해 국가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초광역협력 프로젝트 발굴을 위한 공모를 착수, 총 16개 사업을 선정했다.

광주·전남은 각각 달빛내륙철도 건설, 섬진강 문화예술벨트 조성사업이 선정됐다.

달빛내륙철도 건설은 광주시와 전남, 전북, 경남, 경북, 대구시가 연계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기간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으로 총 사업비만 4조850억원에 달한다.

섬진강 문화예술벨트 조성사업은 순천시, 광양시, 경남 하동군, 남해군 일대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8년까지 총 568억원을 투입, 총 34개 사업이 추진된다. 세부사업은 섬진강만의 이야기가 담긴 장소 구축 및 연계, 머물기 좋은 섬진강 조성 등이다.

공모사업 추진을 위해 균형위는 올해 예산 100억원을 편성했으나 예산반영액은 10억원에 그쳤다. 사실상 균형위의 공모사업 재원이 대폭 축소돼 원활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산 삭감 이유로 기재부는 “정부부처 사업과 중복”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균특예산 중 지역이양기금 3조6000억원을 균형위가 직접 지원했던 시스템이 기재부 직접 배분으로 바뀌면서 사업비 대폭 삭감이 이뤄졌다는 관측이다.

● 재정분권 추진 낙후지역 ‘역차별’

예산 삭감 등에 따른 초광역경제권 사업 좌초에는 정부의 지방세수 인상을 통한 적극적인 재정분권 추진 움직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낙후된 지역의 세수 감소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재정분권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2018년 10월이다. 각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 위해 추진 시기를 2019~2020년(1단계), 2021~2022년(2단계)으로 나눴다. 당시 정부는 “어느 지역도 현재보다 불리해지지 않도록 재원을 전국에 고르게 배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정분권 관계법률이 개정되면서 국세인 부가가치세 일부가 지방소비세로 이양돼 기존 11%였던 지방소비세율이 올해부터 21%로 10%포인트 인상된다. 이를 통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은 약 8조5000억원이다.

과거 균특예산이었던 3조6000억원은 국고보조사업으로 사용토록 해 균형위에서 기재부로 이관됐다. 기존에는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지방소비세 인상분을 갖고 지방의 사업을 하라는 취지다. ‘지방의 일은 지방의 재원으로 해결하자’는 기조를 확립해 지방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인상되는 지방소비세가 ‘광역세’다 보니 도시형 광역단체는 재원 확대 효과가 크다. 반면 전남도를 비롯해 전북, 경북, 강원도 등 세수확보 하위 25%의 경우는 세수입액이 적어 과거 균특예산(3조6000억원) 지원과 비교할 때 들어오는 수입은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남도의 경우 균특예산이 국고로 편입되고 지방소비세를 통해 세수 확보를 할 경우 연간 4000억원 가량 재원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균형발전 광역시도 협의회는 “2023년 균특회계 보존이 종료되면 민간소비가 낮고 농어촌 지역이 많은 지자체는 재원이 대폭 감소해 사실상 이양사업 축소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면서 “낙후된 지역 내 SOC 등 기반시설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전까지 균특예산은 지속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