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학 법정부담금 납부 ‘안내나 못내나’

수익용 재산 미비 핑계, 2018년 납부율 11% 그쳐
혈세로 4대 보험 메꿔… 공영형 사립학교 등 대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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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립학교 법인들의 ‘배째라 식’ 법정부담금 미납 행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광주 사립학교 법인 법정부담금 납부율은 11.1%에 그쳤다. 대상 33개 법인에 부과된 약 148억7800만원의 부담금 중 약 16억5200만원만 납부된 것이다.

광주에는 36개 법인에 85개의 사립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법정부담금 납부 대상은 33개 법인 76개 학교로, 올해 유일하게 죽호학원(금호중앙중·금호중앙여고·금호고·금파공고)만이 전액 납부했다.

나머지 중에서는 절반 이상 납부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심지어 홍복학원(대광여고·서진여고)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송암학원(진흥중·진흥고), 정성학원(임곡중·광일고), 호남기독학원(수피아여중·수피아여고) 등 3개 법인도 납부액이 극히 적어 1%대 미만을 기록했다. 납부율이 한 자리인 법인도 17곳이나 됐다.

사립학교 법정부담금은 교직원 연금, 의료보험, 재해보험, 실업수당 등이 포함돼 있다. 쉽게 말해 4대 보험으로, 학교 법인이 교육청에 내야 하는 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 법인이 이를 학교 운영비, 즉 국민의 혈세로 책정되는 교육청 예산으로 메꾸고 있는 것이다.

사학법인들은 수익용 재산이 미비해 법정부담금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어려워 학교를 꾸려가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적지 않은 금액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A사학 관계자는 “법령에 학교 운영비로 법정부담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의무인 건 알지만, 법정부담금을 납부하지 않는다고 해서 위법은 아닌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이 법정부담금 납부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도입했으나 효과는 미비했다.

교육청은 지난 2018년 법정부담금 납부율에 대한 인센티브·페널티 제도를 도입했다. 법정부담금을 전액 납부하거나 전년 대비 납부 증가율이 늘어난 법인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방안이었지만, 500만원이 최고인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수백~수천만원을 내는 법인은 없었다.

페널티도 마찬가지다.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납부하지 않은 법인에 대해 재정결함보조금을 차감한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는 많은 사학법인이 1%대 미만의 ‘낯 내기’ 납부를 하게 하는 것에 그쳤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정부담금 납부가 의무긴 하지만, 내지 않아도 위법은 아닌 상황에서 교육당국에서도 효과적인 방안을 내놓기는 어렵다. 사학법인들의 수익용 재산을 조사해봐도 그들 역시 사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태의 원인으로는 사학법인이 우후죽순 생겨났던 70년대 후반~80년대의 미비했던 인·허가 기준이 꼽힌다. 법인의 수익용 재산이 충분히 갖춰졌는지 검토한 후에 인·허가를 냈어야했는데, 과거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시에는 학교 부지와 현금 5000만원만 있으면 수익용 재산 기준에 충족했다고 해서 허가를 내줬었다. 부실한 기준과 안일한 행정이 지금 와서 백억원대에 이르는 법정부담금 미납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일한 방안으로 얼마 전 전남도교육청에서 시행한 ‘공영형 사립학교’가 거론되고 있다.

어차피 사학법인이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학교 운영비로 법정부담금을 메꾸는 상황이라면, 애초에 교육청이 대신 납부해주고 운영에 참여하는 공영형 사립학교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교육부·교육청 차원에서 준비 중에 있다. 법정부담금을 대신 납부하는 대신 교육청이 추천하는 공영형 이사를 파견하는 등 사학법인 전반에 걸쳐 운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