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공원 특례사업 의혹수사 “결정적 한방 없었다”

검찰 "특정업체 겨냥한 표적 감사·우월한 지위 이용"
동생-건설사 유착…"시장 연관된 직접 증거 못 찾아”

241
광주시청사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시청사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지방검찰청은 8일 9개월 가량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관련 의혹 수사를 마무리 짓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이 밝힌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특정 업체를 노린 표적 감사가 이뤄졌고, 의도적으로 점수를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감사 결과를 조작했다. 또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수차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도록 종용하는 등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검찰은 ‘시장님의 뜻이다’는 내용의 문건을 발견하거나, 이용섭 시장의 동생을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지만 이 시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결정적 한방’은 찾지 못했다.

● 민간공원 특혜 어떻게 이뤄졌나

검찰 발표 자료를 보면 2018년 11월 13일은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처음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 날이다.

정 부시장은 이날 윤영렬 감사위원장에게 ‘금호가 시장님의 뜻이다’고 말하며 금호산업에 대한 특정감사를 지시했다. 금호건설은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갖고 있었다.

‘금호가 시장님의 뜻’이라는 표현에 대해 검찰은 ‘금호를 떨어트리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 부시장의 ‘지시’에 윤 감사위원장은 금호산업의 제출서류를 집중 검토했고, 다음날 우선협상대상자의 변경 가능성을 정 부시장에게 보고했다.

11월15일 금호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가 시작된다. 감사위원회는 이날부터 정 부시장의 지시에 따라 2단계 특례사업에 대한 특정감사에 나섰다.

감사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다름 없었다.

특정 감사 과정에 ‘유사표시 금지’ 항목을 어긴 금호건설에는 추가로 감점을 준 반면 호반건설이 기업신용등급 평가 확인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이를 감점하지 않았다.

검찰은 “호반건설에도 감점을 줬다면 순위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12월10일.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가 나오자, 정종제 부시장과 담당 국장은 제안심사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위원들의 반발로 제안심사위원회는 결론 없이 종결됐고, 피의자들은 순위 변동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주요 평가 항목을 누락한 채 12월14일 회의를 다시 열었다.

이날 회의는 정 부시장까지 이례적으로 참석해 ‘시에서 모두 책임을 지겠다.’, ‘직을 건다.’,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사표를 써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며 평가 결과를 변경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결국 위원들은 ‘업체명 표기 유사표기에 대한 감점’ 한도를 5점으로 하고 감점 권한을 광주시에 위임했다.

정 부시장 등은 또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광주도시공사측을 압박, 지위를 반납하도록 했다.

정 부시장은 12월14일 도시공사 사장에게 민간공원 사업을 포기할 것을 종용했고, 윤 감사위원장은 정 부시장에게 ‘도시공사를 설득하고 안 들으면 감사청구해서 정리하면 될 듯하다’는 메시지를 송부했다. 또 예산담당관실 직원이 도시공사에 전화해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도시공사는 사업추진 의사가 있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자진 반납하게 됐다.

검찰 발표를 토대로 재구성한 사건의 전모다.

●이용섭 시장 연관성 못찾아

다만 검찰은 정 부시장이 ‘시장님의 뜻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표를 써야 한다’ 등의 발언의 근거는 찾아냈지만, 이용섭 시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또 이용섭 시장의 동생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이 시장이 관련 있다는 증거도 확보하지 못했다.

알선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시장의 동생은 신생 법인이고 실력이 없음에도 설립 한 달만에 호반건설 협력업체로 등록됐고, 호반건설 회장의 추천으로 국내 3대 제강사의 유통사로 등록돼 저가에 철근을 공급받았다.

이 시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철강 업체는 호반그룹 계열사의 아파트 공사를 하며 수익이 통상의 4배에 이르렀고,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매출의 98%가 호반그룹 계열사 및 관계사로부터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특혜성 거래가 공원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민간공원 사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여러 측면에서 다각적 수사를 벌였으나, 이용섭 시장을 공범으로 기소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