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군·관·민·정 한마음으로 연대해야

발포 명령자·암매장·헬기 사격 등 규명 의지 천명
오월단체, 청문회 등 5개안 요구 "적극 협력할 것"
정부·지자체에 유골 감식·암매장지 발굴 협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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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송선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
3일 오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송선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

지난 3일 광주를 방문해 오월 영령 앞에서 진실규명 의지를 밝힌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쳐나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조사위는 △최초·집단발포와 헬기사격의 책임 및 경위 △5·18 당시 사망·상해·실종·암매장 등 인권침해 △계엄군 헬기 사격 경위 △’5·11연구위원회’ 등 군에 의한 진실 왜곡·조작 △집단학살 및 암매장지 소재와 유해 발굴·수습 △북한군 개입 여부 및 침투조작사건 등의 내용을 최대 3년 동안 규명한다.

조사위는 가장 먼저 밝혀야 할 내용으로 5·18 진압 당시 신군부의 실질적 지휘체계와 발포명령자 확인을 꼽았다.

송선태 위원장은 “무자비한 진압 배경이 드러나야 이를 통해 인권침해 사건과 암매장·행방불명자도 차례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종 책임자인 전두환씨 처벌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헌정질서 파괴 및 반인륜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는 만큼, 조사위는 자세한 조사를 바탕으로 검찰·사법당국과 논의할 방침이다.

송 위원장은 “왜곡·폐기된 군 자료가 많겠지만 이관 체계, 각 생산 부대와 자료 작성자, 전달 기관, 왜곡된 내용 등을 전부 추적·분석해 자료를 확보함으로써 혐의를 입증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이전까지 국가기관이 진행했던 5·18 선행 조사를 분석해 미흡한 점을 정리하고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사위는 “5·18 진상규명은 발포 명령 책임·경위를 밝히는 데서 시작해 행방불명자로 분류된 피해자의 실태를 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군 기록물을 중심으로 계엄군 활동·경위를 시·공간별로 재구성, 관련 사건을 분류하고 추적하겠다”고 했다.

●오월단체, 5개 요구안 제시

오월단체는 이날 조사위와의 간담회에서 5개 요구안을 내놨다.

먼저 신군부 학살의 진실이 잠들어있는 광주에서 내막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특별법에 규정된 청문회를 광주 현지에서 개최해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5·18의 진실규명 과정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대국민 보고회 등도 정례화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 중심’ 규명 원칙과 조작된 군 기록에 관한 확인도 요구했다.

단체는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피해자들의 증언·진술이 최종보고서에 수록돼야 하며, 국방부 등 군 기관에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급 비밀문서를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오월단체 추천 인사를 조사관으로 수용해줄 것과 암매장·행방불명자 조사, 관련 피해자 진술 확보 등 원활한 활동을 위해 광주사무소 인력 배치·운영안도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오월단체들의 요구사항을 유념하고, 단단한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했다.

●유골 확인 등 암매장 재조사

조사위는 지난달 발견된 신원미상의 유골 문제도 거론하며 대표적인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받고 있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대한 재조명 필요성도 강조했다.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둘러본 송 위원장은 “옛 광주교도소 유골은 조사위 출범 전 발견됐기 때문에 유전자 감식이 끝나야 결과가 이첩될 것”이라며 “법무부와 국과수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세심히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번 유골 사건을 거울삼아 발굴 작업 확대도 주문했다.

조사위는 “교도소 근무자들을 파악해 증언을 확보하는 한편, 솔로몬로파크 조성 사업 전 미리 부지를 확인하고, 의심지역은 시설물을 해체하지 않는 선에서 전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옛 광주교도소에 주둔했던 3공수 등 군부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사위는 “3공수 당시 한 상병이 1989년도에 했던 양심선언과 505보안대 동향보고가 군 기록으로 남아 있다. 3공수를 중심으로 20사단 등도 탐문 조사해야 한다”며 “양심적인 증언과 제보도 기다리겠다”고 당부했다.

김후식 부상자회장은 “당시 신군부가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트럭을 사격했고 죽은 사람을 끌어다 넣었다는 증언도 있었지만 찾지 못했다. 공사 전 반드시 조사할 수 있도록 광주시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광주시 관계자도 “조사위 기구·인력 지원, 진상규명 신고센터 확대 운영을 비롯해 유골 확인을 위한 행불자 자료(혈액)도 확보·제공하겠다”고 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