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여수·광양산단, 동부권 주민들 불안하다

노후설비 교체 등 근본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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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단지가 들어선 광양만권은 전남의 자부심이다. 지역 총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여수석유화학단지에는 283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연간 약 100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비롯해 12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있는 광양국가산단은 연간 약 50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 두 산단은 지역경제뿐 아니라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두 곳에서 폭발 사고와 화재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화약고’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여수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여수산단이 조성된 후 발생한 안전사고는 321건으로 사망자 133명, 부상자는 245명에 달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여수산단에서는 2014년부터 5년 동안 국내 국가산단 ‘화재경계지구’ 가운데 가장 많은 5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광양산단도 마찬가지다. 전남도 소방본부 집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광양산단에서는 모두 2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 6월 폭발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이 숨졌다. 7월에는 정전 사고로 불꽃과 시커먼 연기를 내뿜었다. 지난 24일에는 대형 폭발 사고로 5명이 다치고, 파편이 시내로 튀는가 하면 이순신대교 난간을 휘게 만들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여수·광양산단은 안전사고뿐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떠올라 주민들의 차가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여수·광양산단이 ‘화약고’의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우선 시설의 노후화 때문이다. 여수산단은 1967년, 광양제철소는 1982년에 첫 가동에 들어가면서 벌써 40~50년에 이르다 보니 설비가 노후화돼 폭발과 화재에 취약하다. 여수산단의 경우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5년 전 ‘여수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를 구성, 운영 중이지만 광양산단은 그마저도 없다. 여수·광양산단이 폭발·화재 등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노후 설비 교체 등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주민들을 계속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