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희망 선물한 친구들

동일미래과학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따뜻한 메시지
졸업 앞둔 암 투병 친구 위해 응원 롤링페이퍼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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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미래과학고 학생들이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암 투병중인 친구를 위해 응원이 담긴 롤링페이퍼와 기부금, 졸업사진을 전달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동일미래과학고 학생들이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암 투병중인 친구를 위해 응원이 담긴 롤링페이퍼와 기부금, 졸업사진을 전달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열아홉 살, 상민이는 얌전한 아이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교내청소 봉사를 할 만큼 착실했다. ‘알바(아르바이트)’도 두세 개쯤 했던 것 같다. 스스로 쓸 용돈은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운동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성실히 해냈고, 공부도 그럭저럭 잘했다. 훤칠한 키에 인기도 제법 많았다.

착실한 만큼 취업도 빨랐다. 졸업과 동시에 꿈꾸던 회사에 입사를 앞두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마른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넘겼다. 수능 전날이 되자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목이 붓고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

CT를 찍었더니 가슴에 혹이 자리잡고 있었다. 혈액암 2기였다.

동일미래과학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이상민(19)군이다.

● 크리스마스 앞두고 용기 전해

상민이는 학교를 그리워했다. 입원 직전 짬을 내 교실에 들를 정도였다.

이덕현 교사는 “학교에 미치도록 가고 싶다는 상민이의 말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졸업식을 앞두고 책상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상민이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친구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상민이가 용기를 잃지 않길 바라며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용기’를 전할 수 있을 지 고민하다 ‘손 편지’를 생각했다.

희망을 전하려는 움직임에 학급 친구들 모두가 동참했다. 희망의 편지를 전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회에서도 동참했다. ‘용기’를 전하려는 친구들의 작은 응원에서 시작된 일이 학교 전체로 퍼졌다.

전교생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170여 만원과 헌혈증 190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교생의 한명 한명의 진실한 응원이 담긴 ‘롤링페이퍼’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상민이에게 전해졌다.

● “용기 잃지 않고 병마와 싸울 것”

상민이는 “친구들이 전해준 응원을 하나하나 일일이 읽어봤는데 정말 큰 용기를 얻게 됐다”며 “항암치료를 받을 때도 친구들이 전해준 용기를 잃지 않고 병마와 싸워 당당히 이겨내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상민이의 어머니 역시 “요즘 들어 독한 항암치료 탓에 유난히 기운이 없었는데 친구들이 찾아온 후 더욱 힘을 내게된 것 같다”며 “친구들과 선생님, 여러 학부모들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하루빨리 병석에서 일어나길 기도할 것”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상민이는 “우선 모든 것을 잊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또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과 만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무작정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최소한 2~3년은 병마와 싸워 나가야만 하는 쉽지 않은 현실. 그런 상민이에게 친구들의 작은 응원이 하나 둘 모여 전해진 용기는 어느새 커다한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