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공원 특례사업 수사’ 해 넘기나

10월 수사결과 발표한다더니… 檢 ‘깜깜이 수사’ 논란
수사 장기화 따른 피로감 호소… 광주시 행정부담 가중

409
광주지방검찰청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지방검찰청 전경. 편집에디터

 민간공원 특례사업 수사가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10월 안에 1단계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문찬석 광주지검장의 호언장담과 달리 결과 발표는커녕 연말이 되도록 ‘깜깜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수사 장기화에 따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수사에 광주 시정이 통째로 얼어붙었고, 민간공원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 지지부진한 검찰 수사

 지난 4월 광주경실련의 고발로 시작된 광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비리 의혹 수사는 8개월째를 맞이했다.

 그간 검찰은 시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뒤바뀌는 과정에서 시 고위관계자 등의 부당한 지시나 정보 유출 등이 있었는지를 수사해왔다.

 검찰은 광주시 전 환경생태국장 A씨를 공무상비밀누설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지난달 1일 구속해 기소했다.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시 감사위원장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정 부시장 등에 대해서도 A씨와 공모해 제안심사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야 하는 유사사업 실적 부분·공원조성 비용 부분을 보고사항으로 부당하게 변경하고 해당 안건을 제안심사위원회에 상정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속도를 내던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15일의 일이다.

 이후 한달이 넘도록 정 부시장 등에 대한 검찰의 후속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A씨에 대한 재판은 시작됐고, A씨의 재판에서도 정 부시장 등에 대한 검찰의 후속조치는 쟁점이 됐다.

 A씨의 변호인은 “정 부시장과 감사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기소는 없었고, 아직 소환조사 등이 없는 상황이다”며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A 전 국장에 대한 방어권을 확정할 수 없다”며 검찰을 압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범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답했을 뿐이었다.

 ’늑장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잖다.

 검찰은 정 부시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지난달 21일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양의 광주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일주일 가량이 지난 4일에는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을 압수수색했다. 늑장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검찰 ‘깜깜이 수사’ 논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금지로 수사 브리핑이 제한되면서 이른바 ‘깜깜이 수사’ 논란도 검찰 불신을 키우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 1일 검찰의 언론 구두 브리핑을 폐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광주지검도 기존에 차장검사 주도로 이뤄졌던 티타임 형태의 구두브리핑을 폐지했다. 대신 새 공보준칙에 따라 인권감독관(부장검사)이 전문공보관으로 지정됐지만 검찰소식을 알려주는 수준 이외에 주요사건 브리핑은 사실상 없어졌다.

 이와 관련해 각급 검찰청에는 형사사건에 관해 예외적 공개 여부와 범위 등을 심의할 수 있는 ‘형사사건 공개 심의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심의위를 열어 ‘울산시장 선거 개입 고발 사건’ 등의 수사 착수, 사건의 접수 사실, 대상자, 죄명 등 수사 상황 중 일부를 공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대해서도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알권리 등을 고려해 최소한 형사사건 공개 심의위 상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광주시 행정부담 가중

 지지부진한 검찰 수사는 고스란히 광주시의 행정 부담이 되고 있다.

 광주시청 공무원들은 검찰 수사 장기화로 공직 분위기가 심각하게 침체되고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용섭 시장이 “취임 이후 사업이나 공사에 불필요한 관여를 하지 않았고 이 원칙과 약속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에도 지켜졌다”며 “검찰이 최대한 빨리 진실을 밝혀 줄 것으로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검찰에 하소연했을 정도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갖는 한시적 특성도 관건이다.

 공원일몰제 기한인 내년 6월 말까지 실시계획인가를 마무리짓지 못하면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는다.

 광주시의 이미지도 바닥을 쳤다.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 광주시는 올해 종합청렴도에서 지난해 3등급에서 2등급 하락한 5등급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청렴도 꼴찌’의 가장 큰 이유로 민간공원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수사 장기화로 행정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 분위기는 얼어붙었고, 갖가지 의혹만 양산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