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몫 비례대표, 당 제명돼도 의원직 유지 ‘논란’

민주당 광주시당, 나현 광주시의원 제명 처분
무소속으로 의원직 유지하며 정치활동 가능
“비례대표 선출 취지 어긋나… 의원직 박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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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시의회 전경. 편집에디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선출된 나현 광주시의원이 최근 보좌관 급여 착복으로 물의를 빚어 소속 당의 제명 처분을 받았지만, ‘무소속’으로 의원직 유지가 가능한 것을 놓고 상식에 어긋난 법 조항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건의 경우 의원직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시의회 차원의 징계가 따로 진행되고 있긴 하나, 비례대표는 유권자가 정당을 보고 투표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정당에서 제명된 의원이 무소속 또는 다른 정당에 가입해 정치활동을 펼칠 여지가 남겨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이날 개최된 제9차 윤리심판원에서 징계심의 절차를 진행해 참석위원 만장일치로 나현 광주시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의하면 징계처분의 종류는 제명, 당원자격정지, 당직자격정지, 경고 등으로 이중 당적을 박탈하는 제명이 최고수위 징계에 해당된다.

 나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11개월 동안 보좌관 A씨에게 자신이 부담해야 할 보좌관 급여 명목의 공통운영비 80만원을 매달 대납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사회통념으로 비춰봤을 때 심각한 문제라는 판단에 제명조치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나 의원이 민주당 몫 비례대표로 선출됐음에도 불구, 현행법에 따라 당적을 잃어도 무소속 등으로 정치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이 정당을 보고 투표해 선출된 비례대표임을 고려할 때 해당 정당을 떠나 활동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공직선거법 192조 4항에 따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 또는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이 소속 정당의 합당·해산 또는 제명 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변경하거나 2개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때에는 퇴직된다. 나 의원의 경우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으로 당적을 잃게 돼 의원직을 상실하는 퇴직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해당 법 조항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유권자의 뜻을 거스른 상식에 어긋난 법 조항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선거 당시 유권자들의 의지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역의 한 정치학 교수는 “비례대표는 당을 보고 투표를 해서 그 비율대로 의석을 배분한 것인데, 이는 사표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가장 잘 부합하는 제도”라면서 “유권자들이 결국 정당을 보고 뽑기 때문에 당에서 제명을 하면 의원직도 박탈되는 것이 상식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공직선거법에서 비례대표의 제명을 퇴직 사유에서 제외한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교수는 “정당 소속 비례대표라고 해서 정당 자체만의 결정으로 의원직을 박탈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가치의 우선성에 따라, 해당 법 조항은 당선 시기 유권자들의 의지로 선출됐다는 점에 무게를 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제명과 별개로 나 의원에 대한 광주시의회 차원의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열린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의원 9명 전체 만장일치로 나 의원을 제명키로 결정했다. 시의회는 11일 오전 9시 본회의에서 나 의원에 대한 징계의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나오면 나 의원은 직을 상실하게 된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