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살리기 위해 ‘라디오’ 만든다

광주FM·지역문화진흥원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청년·주민 7팀 "자미로길에 대한 모든 것" 담아
"공동체끼리 교류 의미… 한 공간 세대간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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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에 위치한 자미로에서 펼쳐지니 '자미로마을 방송축제'의 모습. 광주FM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 북구에 위치한 자미로에서 펼쳐지니 '자미로마을 방송축제'의 모습. 광주FM 제공 편집에디터

도시가 분리되고 단절되며 이웃과 나누는 정도 사라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5월부터 광주FM(광주시민방송 88.9㎒)과 지역문화진흥원이 협력해 추진한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 북구 전남대 정문에 위치한 ‘자미로'(신안동)는 다시금 주목받았다. 일명 ‘일상이 재미로 자미로 마을살이’ 프로젝트다.

전남대 후문 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남대 정문 상권을 살리기 위해 청년들과 자미로 주민들은 다큐멘터리 라디오를 제작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과 상점 주인들을 직접 만나며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라디오에 담는 등 마을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부각시켰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총 7팀(총 26명) 중 청년 동아리 6팀, 주민 동아리 1팀이 7개의 다큐멘터리 라디오를 만들었다. 자미로에 위치한 광주FM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각 동아리별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활동을 담은 에피소드가 제작됐다.

전남대 청년동아리 ‘도서관은 방송중(도방중)’은 대학로 공간을 누비며 각 공간의 일상의 문화적 특성을 다룬 ‘자미로를 아시나요'(28분)를 만들었다.

도방중은 전남대 정문이 어떤 의미인지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정문 상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한다. 이들은 주민들에게 “‘자미로’를 살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라고 직접 발로 뛰며 물어보는 등 마을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열정과 고뇌를 녹여냈다.

청년 문학동아리 ‘스토리에이블’의 ‘정문 상인들의 이야기'(21분)는 라디오 매체의 한계를 허무는 생생한 상점 묘사와 실감나는 인터뷰 방식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자미로에 위치한 카페와 음식점 주인과의 인터뷰를 주로 다룬다. 후문이나 상대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개성 있는 가게를 꾸려가는 주인들의 애환을 엿들을 수 있다.

주민 동아리 ‘자미로 편의점’의 ‘나 함께 산다'(21분)는 자미로 66번길에 사는 주민들의 삶과 희망을 다루었다. 베트남에서 온 다문화가족, 용봉초교에 다니는 어린이들, 대형견을 키우는 청년의 고충까지 마을의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준다.

광주FM은 콘텐츠 내용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을 통해서도 자미로를 활성화 시켰다. 유동인구가 적은 라디오 방송국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동아리들을 초대해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할 수 있게 도왔다.

역사 콘텐츠 제작팀 ‘광희’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청년들'(15분)에서 아시아-태평양 전쟁 말기 근로정신대로 동원된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를 제작했으며 청년 영화동아리 ‘영화동네’는 ‘영화꽃 필 무렵'(22분)에서 영화 네 편을 감상하고 관람평을 다룬 방송을 만들었다.

광주 청년 러닝 플랫폼 ‘하랑’은 ‘함께 높이 날다'(22분)에서 박진감 넘치는 러닝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또한 광주FM에 직업을 체험하러 온 청년들은 ‘사람 사는 이야기'(20분)라는 작품에서 공동체를 배우고 성장한 본인들의 경험담을 담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콘텐츠 제작에서 넘어 침체된 마을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아리 활동 및 다큐멘터리 제작을 이끌어온 이유경 씨는 “자미로 66번길이라는 공간에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여러 세대가 함께 호흡하는 뜻 깊은 활동이 이루어졌다”며 “청년들이 개인주의적이라는 말이 많이 있지만 공동체 가치를 두고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도 자미로에서 동아리끼리 교류하며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나눌 것이다”고 했다.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광주시민방송 어플리케이션, 팟빵, 유튜브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