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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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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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1일 새벽. 한국서부발전의 사업장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국발전기술 계약직 사원(비정규직)인 24세 청년 김용균 씨가 연료 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처참하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신은 5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회사 측은 그의 시체가 발견된 상태에서도 4시간이나 더 방치하면서 계속 작업을 했다.

그의 죽음 후에 밝혀진 회사 측의 인명 경시 태도는 사람들을 더욱 경악하게 만들었다. 회사 측은 사고 발생 후 직원들에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입단속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야간에 2인 1조로 근무하는 게 원칙이지만, 회사의 인력 수급 문제로 1명씩 근무했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곳에서는 1년 전인 2017년 11월 15일에도 비슷한 사망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서부발전은 산업재해로 사람이 숨졌을 때 발전사 직원과 도급자(하청 직원), 발전 시설 건설 노동자 등 사람 목숨을 세 단계로 구분해 차별하는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김용균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 ‘위험의 외주화’를 개선하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이 법안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사망 사고 이후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계류 중이었다. 김 씨의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개정안(일명 김용균법)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한다. 김용균법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도급 제한 △도급인 산재 예방 조치 의무 확대 △안전 조치 위반 사업주 처벌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업주들의 이권 때문에 초기안보다는 많이 후퇴했지만 그래도 비정규직 근무 여건 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용균이 사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위험의 외주화’는 개선됐을까. 고 김용균 추모위원회에 따르면 그의 사망 이후에도 2인 1조 근무, 설비인접 작업 시 설비 정지 후 작업 등 긴급 안전 조치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사업장에 대한 처벌 중 금고 이상의 형은 0.4%에 그친다. 산재사망 노동자 1명당 기업이 내야 하는 벌금은 450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 추모위는 2일부터 그의 기일인 10일까지를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주간’으로 선포했다. 알바 노동자, 비정규직 청년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박상수 주필 sspark@jnilbo.com

박상수 기자 ss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