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는 군수·CCTV 감시 학생들 … 여전한 인권침해 사각

▶국가인권위 광주사무소 인권침해 사례 살펴보니
721건 중 구금시설 24% 최다·장애인 차별 23%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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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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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군수가 양성평등교육에서 욕설을 내뱉고, 종교 시설에서는 장애인 노동 착취가 여전하다. 학교에서도 교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고 휴대전화 소지가 적발되면 벌점부과와 얼차려를 주고 있다. 교도소에서는 CCTV를 통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 촬영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가 2일 공개한 지역의 인권침해 사례들이다.

 ●직원교육서 욕설 남발한 군수

 광주인권사무소의 ‘2019 결정례집’을 보면 전남지역 A군수는 직원대상의 양성평등교육에서 ‘씨XX’라는 등의 욕설을 했고, 군민과의 대화에서도 같은 욕설을 반복했다. 또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를 소개하면서 신체 특정부위를 ‘매력포인트’라고 지칭하는 등 성희롱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A군수는 인권위의 조사를 받았고, 국가인권위는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군수의 욕설이 피해자를 향한 직접적인 발언은 아니지만 다수의 사람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사용했고 욕설이 모두 성(性)과 관련돼 있어 듣는 사람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인권침해 사건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제공하는 사이버 인권교육 중 ‘인권의 이해’를 수강하고, 수료증과 에세이(소감문)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전남의 한 자치단체 B군수는 군이 추진 중인 발전소 설치 사업에 반대하는 개인이 교육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폄훼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인권위는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와 ‘헌법 제10조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C지자체는 장애인 콜택시 이용대상자를 휠체어 이용자로만 제한했다가 인권위로부터 ‘인권침해’ 판단을 받았다. 인권위는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 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이용을 제한하는 것도 인권침해 행위로 규정했다. C지자체 조례에 따라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장애인을 구분하고, 시각장애인을 장애인콜택시 이용대상자에서 원천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행위라는 것이다.

 광주인권사무소는 C지자체 조례의 이용대상자를 휠체어 이용자로 제한하지 말고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 강제노동에 종교 강요

 장애인에 대한 노동, 종교 강요 등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도 있다.

 전남의 한 종교시설은 시설이용인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헌금을 강요해 특별인권교육 수강과 함께 폐쇄 명령을 받았다. 종교시설은 시설 소유의 산양, 개, 닭 사육에 이용인들을 강제로 참여시켰고, 이용인들의 통장에서 십일조 명목으로 10~20만원을 인출했다.

 현재 종교시설은 폐쇄됐다. 재활 의지가 있는 시설이용인들은 다른 시설로 보내졌고, 자립을 원하는 이들에겐 탈시설 지원이 이뤄졌다.

 해당 사안은 시설 장애인들의 ‘탈시설화’라는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장애인 인권을 향한 관점이 시설 중심이었다면, 이번 사안을 통해 탈시설로 방점이 이동했다.

 ●CCTV에 노출된 학생들 인권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학생들의 휴대전화 압수, 고등학교 기숙사 내 CCTV를 통한 학생 감시 등이 여전했다.

 D고등학교는 학교 일과시간 동안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보관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벌점을 부과해 진정이 제기됐다. 또 다른 E고등학교는 남자 기숙사에 CCTV를 설치해 속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에 대해 벌점을 부과하는 등 사생활 감시 목적으로 활용해 개선명령을 받았다.

 교도소의 ‘전자영상계호(CCTV감시)’도 인권침해 사례 중 하나다.

 ’인성검사특이자’로 지정된 F씨가 ‘거실 내 설치된 CCTV를 통해 화장실에서 용변보는 모습까지 노출되고 있다’는 진정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침해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수용자의 하반신이 노출되지 않도록 화장실 차폐시설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광주인권사무소 관계자는 “올 한 해 다양한 분야의 인권침해 사건들이 접수됐다”며 “(조사관들 역시) 사건 조사 과정에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인권감수성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광주사무소는 올해 배당받은 721건(11월26일 기준)의 진정 사건 중 496건을 조사 완료했다.

 접수된 진정 사건 중 구금시설이 전체 24%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장애인 차별 23%, 경찰 16%, 다수인 보호시설(사회복지) 15%, 지자체 5%, 각급 학교 5%, 공직 유관기관 3%, 기타 9% 등이 뒤를 이었다.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