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제 다시 삼농정책이다 ②

허훈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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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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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삼농정책 중 두 번째인 ‘후농’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후농(厚農) 즉, 농민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양란과 대기근 이후 신분제는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고, 삼정의 문란으로 농민들은 자신들이 먹지도 못하는 작물을 재배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토지에 부과하는 전세는 세금을 걷기 위한 다양한 잡세(雜稅)들과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농민들을 수탈하는 데 앞장서는 도구가 됐다.

군역의 대가로 옷감을 내는 군포는 지배층들이 농민에게 자신들의 군포를 떠넘김으로써 의미가 퇴색되었다.

거기다가 황구첨정과 백골징포로 대표되는 폐단들 때문에 농민들이 도망가기 시작했고, 그에 의해 비게 되는 세금은 남아있는 이들이 대신 내게 되면서 농민들이 고향을 그리고 농사를 내버려두고 떠나는 사태를 가속시켰다.

마지막으로 곡식을 빌려주는 환곡 역시 그 폐단이 심각했다. 먹을 것이 부족한 봄에 미리 비축해둔 식량을 빌려주고 추수기간인 가을에 약간의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 환곡제도는 우리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는 ‘진대법’을 통해 굶주린 이들을 구제했고, 고려시대에도 ‘흑창’이라는 제도가 있어 비슷한 방식으로 백성들을 도왔다.

하지만 삼정의 문란 시기에는 이제도가 썩고 모래가 섞인 작물을 빌려주거나 고리대처럼 높은 이자로 돌려받는 형식으로 변질되어갔다.

관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이자를 올리며 자신들의 배를 채웠고, 심지어 빌린 적도 없는데 갚아야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러한 삼정의 문란은 21대 왕 영조의 균역법으로 대표되는 여러 정책들로 완화가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왕이 모든 관리들을 일일이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라 뿌리 채 뽑을 수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산이 주장한 ‘후농’은 정부가 농정책을 개선함으로써 빈약한 농가경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높은 이자로 그 피해가 큰 환곡법과 지방 관리들이 멋대로 조작해던 두곡제, 즉, 도량형을 개선함으로써 농민들이 부당하게 당하는 피해를 없애야한다고 했다.

지방 관리들이 도량형을 조작하는 경우는 이 시기가 아니더라도 심심찮게 발견되었다는 것은 암행어사가 놋쇠로 만든 자 즉, 유척을 들고 다니며 관아에 들어가 봉고(封庫)한 뒤 부당하게 모은 재산이 없는지 확인했다는 얘기에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농산물의 재배나 가축의 사육을 조절함으로써 소득을 늘리게 하자는 내용도 있었다.

현재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 지역에 어떤 특산물이 성공을 거두면 너도나도 심어 결국 가격폭락으로 서로가 큰 피해를 입는 현 실정이며 이제 수입농산물도 적은관세로 쏟아 질 수 밖에 없어 농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

다산이 주장한 삼농의 후농처럼 농민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때 보다도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농업보조금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 산지 폐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수급관리 정책을 통해 피해를 줄이고 각 지역에 맞는 특산물을 개발하여 특화된 상품들을 수확 할 수 있다면

개도국 지위 폐지로 발생되는 문제를 조금이나마 줄어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