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이 인권유린 사각지대 안 되려면

‘대학인권센터’ 설립 의무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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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학생 인권 유린이 빈발하고 있다. 대학원생 119에 따르면 올 초부터 6개월 간 교수 갑질 탓에 피해를 입었다는 대학원생의 제보·신고가 총 159건에 달했다. 피해 양상은 폭력·괴롭힘(45.9%), 노동 착취(37.7%), 연구저작권 강탈(11.3%), 금품 요구(5%) 등으로 다양하다. 학부생들도 교수의 갑질과 성추행, 동기 성추행 등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학부생과 대학원생 상당수가 갑질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과 동기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전남대 로스쿨 재학생 A씨는 학교 내 인권센터를 찾아 신고했으나 반년이 지나도록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A씨는 교수로부터 “왜 인권센터에 알려 일을 크게 만들었느냐”는 질책을 들었다고 한다. 자유와 진리의 상아탑이 인권유린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빈발하는 학생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인권센터’ 설립을 의무화해야 한다. 인권센터는 학내 인권과 관련해 폭넓은 범위의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학내 준사법기구의 성격으로,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한 상담과 조사 업무를 맡는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대 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전국 47개 대학에 인권센터가 설립돼 있다. 이 가운데 광주와 전남은 2곳(전남대, 광주과학기술원)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설립 의무가 없고, 설립된 곳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대학인권센터 설치 의무화법(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제출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해당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설립 의무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총장 직속 독립기구로 설치하고, 상담·조사 등을 위한 정규직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학이 더 이상 학생 인권 사각지대로 남지 않도록 제도 정비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