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망 미디어아티스트, 광주 전시 ‘주목’

광주시립미술관 미디어아트특별전 '타임 큐비즘'
러시아,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 7개국 8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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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작 '자동차 극장' 편집에디터
정연두 작 '자동차 극장' 편집에디터

일상 속 깊이 파고든 디지털영상이 미술분야로 확장된 ‘미디어아트’는 21세기 화두가 되고 있는 현대미술 장르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분야다. 재료는 물론 시공간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미술적 실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미디어아트가 가진 장점이자 매력요소로 꼽힌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연두 작가를 비롯해 러시아, 호주, 일본, 대만 등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의미있는 시도를 담은 작품들이 광주에서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내년 2월 16일까지 한국 미디어아트 분야 최고 기획자로 손꼽히는 서진석 전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을 초청 큐레이터로 선정, 2019 미디어아트 특별전 ‘타임 큐비즘’ 전을 개최한다. 미술관 본관 제1,2 전시실에서 열리는 미디어아트 특별전 ‘타임 큐비즘’은 동시대 디지털기반의 영상미술에서 다루어지는 시간성이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는지 탐색해보는 전시이다.

전시에는 정연두 작가를 비롯해 러시아의 AES+F와 블루스프 그룹, 호주의 안젤리카 메시티, 일본의 고이즈미 메이로, 대만의 리아오 치유, 뉴질랜드의 리사 레이하나, 중국의 양푸동 등 7개 국가의 8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주제인 ‘타임 큐비즘’은 디지털 기술혁명이 시간에 대한 인지, 지각을 어떻게 해체하고 재구성하는지 접근하고 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공간 개념이 투영된 예술의 흐름을 미디어작품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참여 작가들이 출품한 작품들은 비선형적, 다층적, 다차원적 화면 구성으로 낯선 시공간적 체험을 선사한다.

정연두 작가의 작품 ‘자동차 극장’은 관객이 전시장에 설치된 자동차를 타고 실제로 드라이브하는 것처럼 촬영되는 장면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설치영상작업이다. 오늘날 디지털 매체가 삶의 연장이듯 상상의 세계 또한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현실의 연장임을 상징적으로 암시한다. 러시아 작가인 ‘AES+F’의 ‘뒤집힌 세상’은 16세기 이탈리아 판화 ‘거꾸로 된 세상’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메타포로서 시대를 관통한 보편적 삶에 대한 총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또 다른 러시아 작가인 블루스프 그룹은 컴퓨터 그래픽, 3D 모델링 및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원본 없이 인공적으로 구현한 극사실 비디오 작업을 보여준다.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은 영상을 통해 수많은 의문을 제기하되 해답은 저마다의 몫으로 남겨두는 작업이다.

호주작가 안젤리카 메시티의 ‘시민 밴드’는 고향을 떠나 파리와 호주 대도시로 이주한 네 명의 음악가들을 이야히하고 있다. 이들 고향의 전통 음악을 각자 거주하는 일상에서 자신만의 친숙한 주법으로 연주하는 장면을 4채널 비디오로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일본작가 고이즈미 메이로는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어느 부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표면적 현상 너머 진실과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정신적 맹목, 무지의 위험성에 대한 메타포를 그려내고 있다.

이밖에 대만작가 리아오 치유는 어머니와 아들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기억과 감정을 시적인 영상언어로 보여주고 있으며, 뉴질랜드 작가 리사 레이하나의 250년 전 유럽의 탐험역사를 21세기 첨단 기술로 소환해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한 대서사시도 흥미를 끈다.

중국작가 양푸동 경계 영화와 실재와의 관계를 재고한 작품을 통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관장은 “이번 ‘타임 큐비즘’전은 유네스코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인 광주가 명실상부한 미디어아트의 허브가 되기 위한 전초로서 동시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를 초대한 전시회”라고 밝혔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