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민·관 협력 필요하다

김상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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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편집에디터
김상훈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 봄 기록적인 고농도 미세먼지가 일주일이 넘도록 온 나라를 뒤덮어 전 국민을 패닉에 몰아넣은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중국 등 국외로부터 날아든 미세먼지에 자동차, 공장, 발전소 등 국내적 요인이 누적되는 가운데 대기정체라는 기상조건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하늘은 늘 희뿌옇고, 시민들은 아파트 창문을 열고 환기하기를 주저했다. 거리엔 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주를 이뤘고, 오히려 미세먼지 차단성능이 우수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까지 했다. 심지어 미세먼지를 피해서 이민가고 싶다는 사람까지 상당수 등장할 정도였다.

정부는 그동안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인식해 특단의 대책을 추진해 왔다.

2017년부터 산업, 수송, 발전, 생활 등 분야별로 대기오염물질의 국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시행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전국 초미세먼지(PM2.5)의 연평균 농도는 16년 26㎍/㎥에서 18년 23㎍/㎥로 소폭이나마 꾸준히 감소했다.

금년 3월에는 미세먼지와 관련된 법안 8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에 포함됐고, 신속한 예산 투입과 배출원 제재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그동안 수도권에 한정됐던 대기오염 특별대책에서 오염이 심한 여타 지역도 대기관리권역으로 설정해 지역별 대기오염 관리가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광주시를 비롯해서 여수, 순천, 광양, 목포, 나주, 영암 등 산업단지가 입지해 있거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권역이 설정돼 있다.

한편 미세먼지 문제에 관한 범국가적 대책을 마련하고 주변 국가와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국가기후환경회의’를 설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초빙했다. 정부, 지자체, 정당, 산업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 국제협력, 시민대표 등으로 위원을 구성,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수렴토록 했다.

올해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사업에 2조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후한 경유차의 조기폐차시 대당 최대 165만원을 지원하며, 매연저감장치(DPF) 부착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노후 건설기계의 엔진 교체나 저공해장치 부착비용도 전액 지원한다. 중소사업장의 대기오염 방지시설 역시 설치비용의 90%를 보조한다.

향후 대기관리권역에 대한 관리가 시작돼 주요 도시에서의 운행제한제도가 시행되게 되면 노후 경유차 보유자는 많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는데, 보조금을 받고 조기폐차에 응할 경우 그만큼 대기오염 저감에 기여하는 셈이 된다.

그동안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은 주로 겨울과 봄에 집중되는 계절적 특성을 보여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계절관리제’를 포함해 기존 대책을 보완·발전시킨 새로운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되는 12월부터 3월까지 평상시보다 강력한 배출저감 조치를 취하는 제도이다. 계절관리제 시행 첫 해에 수도권 지역은 계도기간을 거쳐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기로 했는데 향후에는 광주·전남지역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수도권과 6개 특별·광역시 대상으로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실시된다. 또한 전국 시·군·구별로 1개 이상 미세먼지 집중관리도로가 지정·운영될 예정이고, 농촌에 장기 방치된 영농폐기물을 집중적으로 수거·처리할 계획이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약 1000여 명 규모의 민·관 합동 점검단을 구성·운영하고, 드론·분광계·비행선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미세먼지 배출을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계절관리제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석탄발전의 감축이다. 겨울철 최초로 석탄발전기 8기~15기를 가동정지하고, 나머지 석탄발전기는 잔여 예비전력 범위 내에서 최대한 상한제약(80% 출력)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민감·취약계층 건강보호 강화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경보 수준에 맞춰 위기관리 대응 조치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문제해결은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과학기술에 바탕을 두고, 합리적인 정책과 제도를 통해 일반시민, 시민사회단체, 산업계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꾸준하게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 농촌쓰레기 불법소각 금지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일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