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초대석 김병원 농협중앙회장>”농협 존재 이유는 농민…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주력”

◆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인터뷰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대책 건의문’ 정부와 국회 전달
출하물량 전량매입 20년전 수준 하락 쌀값 19만원대 회복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 시장격리·계약재배 통해 안정 시킬 것
"농업인 행복하게 농사짓는 여건 만들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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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입니다'를 모토로 취임기간 내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과 '농산물 제값 받기'에 매진하며 300만 농민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입니다'를 모토로 취임기간 내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과 '농산물 제값 받기'에 매진하며 300만 농민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입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40여년간 농협의 역사와 함께한 ‘산증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나주 남평읍 출신인 김회장은 1999년부터 남평농협 조합장을 13년 동안 맡아오면서 로컬푸드의 효시로 평가 받는 ‘파머스마켓’을 처음으로 연 주인공이다. 농협무역 사장과 농협양곡 사장에 이어 2016년에는 호남지역 출신 농협조합장 중 처음으로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현재 임직원 10만여명, 계열사 30여개, 자산 490조원,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자산 순위 10위, 조합원 240만명인 거대 조직 농협을 이끌고 있다.

취임기간 내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과 ‘농산물 제값 받기’에 매진하며 300만 농민의 대변인 역할에 충실했다. 최근에는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으로 해외활동을 활발하게 벌여 국제협동조합연맹(ICA)으로부터 ‘협동조합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치데일공정개척자대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세 번에 걸쳐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했을 만큼 뚝심이 있다. 두 번의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영남지역 조합장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당선에 실패하자 세 번째 선거에서 영남 출신 최덕규 후보와 손잡아 결선투표를 수도권 대 영호남 구도로 만들어 역전에 성공했을 정도로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 WTO 농업부문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책은.

△정부가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겠으나, 농업인 입장에서는 아쉽고 허탈감이 크다. 특히 기상재해, 국산농산물 소비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하지만, WTO 차기협상 타결시 관세와 보조금 감축으로 농업인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농협은 농업생산자 단체로서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계획이다. 그 노력의 하나로 지난 10월7일에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대책 촉구’ 대정부·국회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앞으로 국가예산 대비 농업예산 4% 이상 대폭 확충 공익형직불제 예산 3조원 이상 확보 2018년산 쌀부터 적용될 목표가격 조속 결정 등을 전국의 조합장 40명으로 구성된 농정통상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취임 초부터 강조한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성과는 어디까지 왔나. 또 앞으로 농가소득을 늘리기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 농업·농촌과 농업인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뒷받침하는데 묵묵히 희생했다.

5000만 국민의 마음의 고향이자,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돼 회장 취임 당시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의 64% 수준에 불과했다. 소득안정은 농업인들이 농촌을 지키며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취임 후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을 농협의 존재가치로 삼고 조직의 모든 영량을 집중했다.

특히 100대 과제를 발굴해 추진한 결과 지난해까지 농협 자체 추산으로 3조 4626억원 (농가당 333만원)의 농가소득을 내는데 기여했다.

지난 3년간 쌀값 회복, 농산물 제값 받기, 자재·사료 가격 인하 등 농가소득 증대를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했다.

쌀값 회복을 위해 출하희망 물량을 모두 사들였고, 20년 전 수준으로 하락한 쌀값이 19만원대까지 회복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농가소득은 420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3000만원 달성 이후, 13년 만에 400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농작업 기계화,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농촌 태양광 활성화 등 소득증대사업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농작업 기계화는 농촌 일손 부족 해결과 농업경영비 절감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다. 로컬푸드 활성화는 중소농이 많은 한국농업이 지향해야 할 다품종·소량생산에 꼭 필요하다.

지난해 전국의 200개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농가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매출액 3082억원으로 출하 농업인 3만7264명이 연평균 830만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올해 100개 개설 목표였지만 200개로 늘렸다. 중앙회·농축협 협력사업비 400억 원을 투입해 로컬푸드직매장을 2018년 200개소에서 2019년 400개소로 확대됐다.

-재임기간 협동조합 신경영론으로 ‘둠벙론’ 등을 제시했는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그동안 협동조합 신경영론으로’ 둠벙론’, ‘ 혈류론’, ‘기울기론’, ‘지렛대론’ 등을 제시했다.

둠벙(웅덩이)론은 웅덩이를 파놓으면 미꾸라지·붕어·메기와 같은 온갖 물고기가 모인다며 멀리 내다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웅덩이를 가득 채울 만큼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혈류론은 피가 잘 흘러야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다. 중앙회·지주·계열사와 지역 농·축협은 농민과 함께 피를 나눈 형제이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한 방향으로 정렬해야 피가 잘 흐른다는 것이다.

기울기론은 농협의 발전속도보다 농가소득 증가속도가 느린 만큼 농협과 농민의 성장 각도 차이를 줄여야 잘사는 농촌을 일굴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렛대론은 혈류, 기울기, 둠벙 이론을 성공하기 위해서 지렛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 지난 9월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상황과 축산농가 지원대책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한 24시간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돼지열병 방역을 위한 무이자자금 1000억원과 예산 40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중점관리지역은 농가당 1일 2회 소독하는 등 소독 횟수가 지금까지 22만회를 넘는다. 소독을 위한 생석회 공급과 야생멧돼지 차단 울타리 설치 등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돼지열병이 종식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차단방역에 혼신을 다하겠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을 위해서도 지난 2017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공동방제단 540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농산물 가격 수급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서 가격도 불안정해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책은.

△농산물 공급 및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파종단계부터 생육, 수확까지 전 과정에 걸쳐 계획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 적정 수준의 면적이 재배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농협은 정확히 생산량을 관측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원예관측 정보팀’을 신설·운영하고 있고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산지모니터 요원 수를 지난해보다 76명 많은 300명까지 끌어올렸다.

과잉 생산 예상시에는 면적조절, 육묘폐기 등 선제적 수급 조절 활동이 필요하다. 배추, 무, 양파, 마늘, 고추, 대파 등 채고가격안정제 대상 6개 품목은 수급안정사업비를 활용해 생육초기에 면적을 조절하고 있다.

과감한 시장격리와 계약재배를 통한 가격안정제가 대책이 될 수 있다. 올해 생산 농산물 가운데 양파·마늘 품목은 과감한 시장격리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정부와 농협은 양파와 마늘의 과잉 생산에 대처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양파 14만4000t, 마늘 3만5000t을 시장격리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으로서 그동안 활동 성과와 향후 계획은.

△지난 4월 출범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에서 농업계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될 정도로 농업계로서는 중요한 의미다.

출범이 늦은 아쉬움이 있지만, 농어업계를 대표하는 훌륭하신 민간위원들과 정부 주요부처가 참여하는 만큼 향후 농업·농촌 발전에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현재 위원회에서 농업직불제 개편, 지역 푸드플랜 수립, 일자리 창출, 청년농 육성 등 농업·농촌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형식적인 회의가 아닌 농업·농촌 발전과 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체로 농업인들이 인정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 또한 농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300만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증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위원회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남길 말은.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농업은 힘들다, 돈이 안된다’는 편견과 오해를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 농업의 뒷받침 없이는 어떤 산업도 발전 할 수 없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쿠즈네츠는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위기라고는 하지만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 농업이다. 대한민국이 현재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여는 데 농도(農道) 광주·전남 시도민을 포함한 우리 농업인들의 역할이 컸다. 농업·농촌의 가치를 잊지 않고 농업인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도시민들은 우리 농산물을 많이 사랑해 주고, 아름다운 농업·농촌을 자주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

농협과 10만 임직원은 농업인이 행복하게 농사짓는 여건을 만들고, 국민들게 안전한 먹거리와 아름다운 농촌을 제공하는데 노력하겠다.

김병원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김병원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