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예술시장, 지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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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대인예술시장이 빈 점포가 많았던 때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시장은 조용하겠지만 채워질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그 때를 우리 작가들은 많이 그리워해요.”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가 시작될 즈음 시장에 입주했으나 현재는 창작 공간을 옮긴 지역의 유명 작가 A씨는 작가와 상인이 조화를 이뤘던 ‘전성기’로 돌아가기 위한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숨을 쉬며 이처럼 말했다.

문화와 예술로 소비자들을 유인했던 대인예술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 상주했던 작가들이 2013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100명이 넘게 시장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이 현재 다섯 명이 됐다. 벽화도 그리고, 상인들과 함께 문화 퍼포먼스를 했던 입주 작가들은 시장을 거의 떠났다. 국비와 시비 예산에서 차지하던 예술가 지원과 작가와 상인의 상생을 위해 마련되던 ‘공동 프로그램’이 모두 축소됐다. 대신 1개월 한 번씩 열렸던 ‘야시장’은 주 1회로 4배나 확대돼 예산이 쏠렸다.

이는 광주시의 ‘성과주의’가 낳은 오류로 판단된다. 한 번 행사가 펼쳐질 때마다 1만명의 시민들이 야시장을 찾으니 야시장을 네 번 열면 4만 명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한 건 명백한 오산이다. 시장 상인과 작가들에 따르면, 현재 대인 야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매주 2000명선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단기 이벤트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예술시장의 정체성도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

따라서 야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몇 명이 됐다거나 하는 성과 위주에서 벗어나 대인예술시장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모색돼야 한다. 문제는 야시장이 개최 횟수에 대한 상인들과 작가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야시장 개최 횟수를 줄이면 상권이 위축될 것이란 상인들과 의견과 지금처럼 야시장을 매주 열면 예술시장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작가들의 반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의견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사이, 작가들이 시장을 떠나면 언젠가는 대인예술시장에서 예술이란 단어를 삭제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때문에 대인예술시장의 지속가능함을 유지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서둘러 마련됐으면 한다.

이와 함께 대인예술시장 사업단 구성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매년 사업단을 공모해서 뽑기 때문에 단기 성과를 내기 위해 광주시가 내린 ‘과업’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부산의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 프로젝트’의 경우 3년 단위로 사업이 진행되는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