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한발짝도 못나간 ‘시·도 상생위’

시·도 “국책사업, 정부 주도하에 추진해야”
갈등고조 불구 국방부에 떠넘기기 모양새
혁신도시발전기금 조성 용역 발주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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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오른쪽)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5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복합혁신센터 합의문 협약식을 갖고 서로 포옹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이용섭(오른쪽)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5일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복합혁신센터 합의문 협약식을 갖고 서로 포옹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1년 3개월 만에 민선 7기 두 번째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가 열렸지만 정작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 논의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양 시·도지사는 ‘군공항 이전은 국책사업으로 정부 주도하에 추진해야 한다’며 공을 떠넘기는 모양새를 보였다.

 25일 광주시청에서 민선 7기 2차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가 개최됐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각 지자체의 실무위원과 자문위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광주·전남의 상생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공유·논의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존 협력과제를 지속 추진해 가면서 광주 인공지능(AI) 산업, 전남 블루이코노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 등 8가지 주요 현안 추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도 간 갈등 심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양 시·도 지사는 발표문을 통해 “군공항 이전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항으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이라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정부 주도 하에 추진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표현했다.

 군공항 이전 사업이 광주시와 무안군 간 갈등으로 3년째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추진 주체인 국방부가 지자체 간 협의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상태지만 또다시 공을 떠넘긴 격이다. 군공항 이전 문제를 최우선 순위 협력과제에 올려놓고도 양 시·도가 갈등 해결을 외면한 채 원론적인 논의에 그쳤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날 협의회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열려 양 시·도가 꼬일대로 꼬인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특히 지난 19일 이 시장과 김 지사가 광주에서 비공개로 만남을 갖고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져 기대를 키웠지만 시·도 지사는 ‘빈손’으로 헤어졌다.

 시·도는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온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 및 복합혁신센터 건립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등 3개 지자체는 이날 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과 관련해 기금 관리위원회의 운영, 기금의 시기·규모, 사용처 등에 관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용역을 공동으로 발주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광주시는 나주시가 이전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징수한 지방세를 기금으로 조성해 성과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나주시는 정주여건 개선 등으로 오히려 적자가 더 커 시기상조라고 맞서왔다. 광주시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나주시가 내민 용역 발주 카드에 ‘수용 불가’라고 밝혀왔지만 협의 끝에 이날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같은 합의 내용이 이날 상생발전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발표문에 그대로 담기면서, 일각에서는 결국 ‘진전없이’ 끝날 군공항 이전 문제에 집중된 관심을 돌리고자 시·도가 합의문 협약식이라는 ‘이벤트’를 만들었다는 뒷말도 나온다. 더욱이 발전기금 문제는 용역 결과에 따라 또다시 시·도 간 갈등의 여지가 남아있어 이번 상생발전위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