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한국 영화사 100년 중 ‘나쁜’ 필름만 모았다

28일 부터 내달 4일… 역사에 편승 하지 않은 작가 작품
가장 오래된 필름 '미몽' 부터 다양한 GV 프로그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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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영화 100년. 편집에디터
나쁜영화 100년. 편집에디터

한국의 영화가 태동한 지 100주년을 맞아 올해는 다양한 영화제가 전국에서 펼쳐졌다. 이 가운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의 ACC 시네마테크가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광주극장·광주독립영화관·인디포럼과 공동으로 ‘한국 나쁜영화 100년’ 특별 기획전을 개최한다.

1919년 ‘의리적 구토’의 상영 부터 올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까지 한국 영화는 지난 100년간 꾸준히 발전과 성과를 남겨왔다. 그러나 이번 영화제에서는 일명 ‘주류 영화’ 혹은 ‘역사에 남은 영화’가 아닌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유신정권, 5·18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인해 검열 받거나 제외됐던 영화들을 재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영화제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위원이 머리를 맞댔다. 김지하(ACC시네마테크), 김형수(광주극장), 조대영(광주독립영화관) 뿐만 아니라 송효정(인디포럼 작가회의), 모은영(부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신은실(영화평론가) 까지 전국에서 다양한 위원들이 소외된 작품을 일정한 기준에 맞춰 선별했다.

시대별 검열 및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작품, 한국영화 감독들의 사적 영화사를 다룬 작품, 장르적 혹은 제도적 편입에서 제외된 작품, 한국 독립영화 감독들이 창립한 ‘인디포럼’의 주요 작품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영화 '미몽'의 한 장면 편집에디터
영화 '미몽'의 한 장면 편집에디터

개막식은 오는 28일 오후 4시 ACC 라이브러리파크 극장3에서 펼쳐진다. 이날 축사로는 ‘바람 불어 좋은날’, ‘별들의 고향’ 을 만든 이장호 감독(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맡는다. 그는 1980~90년 대 엄혹한 시절에서도 사회 밑바닥 인생을 사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바보 선언’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이날 개막작으로는 ‘상계동 올림픽(김동원 감독·1988년작)이 상영된다.

29일부터는 ACC 극장3과 광주극장,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영화제가 나뉘어 펼쳐진다.

특히 29일 오전 11시 ACC극장 3에서 펼쳐지는 ‘미몽'(양주남 감독)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지난 1936년에 제작된 영화로 필름이 존재하는 역사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영화다. 1930년대 서울의 풍경과 신여성에 대한 대중의 관점 등을 반영 했다.

이어 역사적 작품으로 내달 3일 ACC 극장3에서 상영되는 ‘미망인'(박남옥 감독)도 있다. 한국 최초의 여류 감독인 박남옥 감독의 데뷔 작품으로 어린 딸 하나만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여성 이민자의 모습을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제작된 작품 들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한국 최초의 태국 이주자인 이경손을 다룬 ‘디어 엘리펀트'(이창민 감독),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의 연출 비밀을 다룬 ‘백두 번째 구름'(정성일 감독), 정신대 할머니들의 일상을 담은 ‘낮은 목소리'(변영주 감독) 등 스크린관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작품이 상영된다.

36개의 상영작 중 18번의 GV(감독토크)가 예정돼 있어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관람객의 재미를 더한다. 전 상영작은 무료 입장이며 자세한 상영일정표는 ACC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