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도 운동이다’ … 100일 동안 매일 글쓰기

책 '오백 번의 로그인'… 전남대 국문과 이미란 교수 등
3년간 5번의 시즌 통해 유대감 형성과 실천적 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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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번의 로그인 편집에디터
오백 번의 로그인 편집에디터

오백 번의 로그인 | 이미란 | 경진출판 | 1만4000원

‘글쓰기 공동체’라는 생소한 낱말을 구체화 시킨 사람들이 있다.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는 치열한 여정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인간 이해의 지평을 넓힌 이들이다.

이 책은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모음집이다.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쓴다’는 콘셉트의 100일 글쓰기는 지난 2017년 3월 1일 ‘글쓰기 치료 연구’ 카페를 통해 첫 시즌을 열었다. 카페는 전남대 국문과 교수이자 소설가인 이미란 교수가 글쓰기의 치유적 효과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구성원들 중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이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봄 학기와 가을 학기가 시즌을 여는 시기가 되었다. 지난 6월 8일까지 ‘100일 글쓰기’의 다섯 시즌에 모두 참여한 사람은 500일 동안, 500번 이상을 카페에 접속해서 글을 쓴 셈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오백 번의 로그인’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탄생했다. 카페라는 공간이 글쓰기 공동체의 틀이라고 한다면 유저들은 치열하게 ‘글쓰기 운동’을 이룬 사람들이다.

100일 글쓰기의 각 시즌에 참여한 사람들은 교육, 종교, 의료,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주부, 학생 등 직업의 층위가 다양하다. 그러나 책읽기와 글쓰기, 그리고 인문학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각 시즌 참여자의 글 세 편씩을 골라 실었다. 첫 시즌에 다섯 사람의 글 15편, 두 번째 시즌에는 여섯 사람의 글 18편, 세 번째 시즌부터 다섯 번째 시즌까지는 각각 일곱 사람의 글 21편 등 총 96편의 글이 실려 있다.

글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수필, 단상, 철학 에세이, 문학과 영화 비평 등 글쓴이의 취향에 따른 자유로운 글들이 실려 있고, 각 글마다 그 글을 읽은 글쓰기 동료들의 댓글이 수록되어 있다.

날마다 글을 쓰기 위하여 자신의 일상을 지켜보고,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며, 100일 동안 밀착되어 일상과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서로에게 독자가 되고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 주는 글쓰기 방식을 통해 자기 검열이 덜한 글, 마음을 털어놓는 글을 쓰게 됨으로써 글쓰기의 재미와 치유적 효과를 얻게 된다.

이 책은 100일 글쓰기에 참여한 필자들이 작가와 독자의 역할을 함께해 나가면서 글쓰기 근력을 향상시키고, 글쓰기의 치유적 효과를 얻는 과정을 솔직한 글쓰기와 생생한 댓글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글쓰기 방식과 글쓰기 모임이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느끼는 고립감을 해소하고 자존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동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100일 글쓰기에 참여한 필자들은 “글쓰기 동료에 대한 인간적 이해와 신뢰, 정서적 유대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이미란), “내 내면과 내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김현정), “내일은 또 내일의 새로운 글을 써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제 다시 내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그런 최저점을 갖는 것.”(강의준), “나의 삶을 응시하게 하는,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도록’이끌어준 과정”(박비오), “비록 ‘느슨한 독자’라 하더라도 독자들은 생각을 꺼내고 추동하게 만든 힘”(곽경숙) 등의 소감을 통해 100일 글쓰기로 누릴 수 있는 삶의 감각과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