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요”

고려인마을에 벽화 선물한 양경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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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모 작가 편집에디터
양경모 작가 편집에디터

“고려인들이 광주에 잘 정착을 하고, 또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예술가로서 역할을 찾고있는 중입니다. 이 고민은 ‘예술의 근원’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으로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경모(54)작가가 광주고려인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기 위해 벽화를 선물했다. 양 작가는 지난 18일부터 3일간 새로 이전한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입구 옆 오래된 가건물 벽에 그림을 그렸다. 가로 5미터, 세로 3미터 크리의 벽은 푸른 하늘과 함께 복슬복슬하고 포근한 구름으로 채워졌다. 기존의 외관 벽 색상과 어울어진 벽화는 고려인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돼 있으며, 파란색 바탕에 금방이라도 다가올 듯 한 생생한 구름은 보는이의 마음에 또 하나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양 작가는 “최근 작업 소재가 ‘구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때마다 하늘과 구름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며 “구름이 꿈과 희망이라는 의미를 담고있는 만큼 역사적, 민족적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고려인들에게 구름과 푸른하늘을 통해 희망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크리스찬 미술 작가들로 구성된 ‘아트 L’의 회장을 맡고있는 양 작가는 그동안 지역의 특별한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그 결과로 오방 최흥종 목사, 허철선 선교사 등 광주정신과 맞물린 이들을 주제로 한 전시를 열어왔다.

이천영 목사와 홍인화 전 광주시의원의 제안으로 벽화를 제작했지만, 양 작가와 고려인마을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고려인 강제이주 82주년을 맞아 고려인 선조들의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는 미술전을 개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양 작가는 “광주를 흔히 빛의 도시라고 한다. 국내에 정착할 곳이 없었던 고려인들이 광주에 터를 잡은 건 ‘빛’이라는 도시의 상징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몰인정하더라. 조금이나마 동포를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한 끝에 미술전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인을 주제로 한 전시에는 고려인의 아픔, 역사적 순간을 담은 구상, 비구상적 작품이 출품됐다. 고려인의 역사와 광주의 역사를 미술작품을 통해 연결했다는 점에서 호응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해 온 양경모 작가는 ‘예술의 첫 근원은 어디인가’를 물음으로 작업의 내용에서 ‘구원’의 메시지를 표현해 왔다.

작품활동 중 시력약화로 망막 박리의 아픔을 견뎌내야 했던 작가는 붓과 물감으로 그려내는 평면회화와 더불어 CD나 투명컵과 같은 일상적인 오브제를 이용한 입체작품이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양경모 작가의 그림으로 채워진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 양경모 작가 제공 편집에디터
양경모 작가의 그림으로 채워진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 양경모 작가 제공 편집에디터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