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스쿨존

정치부 김성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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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사회안전망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지만 어딘가엔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최근 직접 맞닥뜨린 광주 광산구 운남동 마지초등학교 통학로 상황이 그랬다. 한마디로 ‘최악의 스쿨존’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스쿨존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 교통사고로 부터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시스템이다.

마지초는 지난 2000년 설립된 학교로 재학생만 700여명에 달한다. 마지초에 배정된 주거단지는 학교 좌측으로 삼성·우방아파트, 학교 정면에는 올해 말 입주예정인 진아리채 아파트가 있고, 우측은 운남 1·2·3단지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마지초 통학로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도사리는 무법지대나 다름없었다. 통학시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은 정문 우측으로 20여m 조성된 인도와 안전펜스가 전부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아이들의 왕래가 적어 사실상 큰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당장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등·하교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총동원되는 모습이 매일 연출되고 있다.

설립 20년차를 1년 앞둔 마지초 학생들은 왜 ‘통학권 보장’을 누리지 못했을까?

부지 매입 당시 예산 부족이란 이유로 학교부지만 매입, 아이들의 통학권 확보를 위한 부지 확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예산부족 이유라는 행정 편의주의가 아이들의 안전을 내팽개친 셈이다. 19년 째 통학권 개선 요구 또한 이런 이유로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20년 가까이 제대로된 통학로가 없이 불법주정차와 차량이 이동하는 비좁은 도로 사이에서 아이들은 교통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를 오고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날 첫 질문자로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의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민식(9)군의 어머니가 지목됐다.

김 군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대통령의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 공약, 2019년엔 꼭 이뤄지길 부탁드린다”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마지초 통학로에 대한 ‘안전확보’ 차일피일 미뤄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