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내몬 순천 ‘불법촬영’ 사건…여성단체 솜방망이 처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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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으로 결혼을 앞둔 여성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은 ‘순천 불법촬영 사건’의 가해자가 최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은 가운데 여성단체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해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남·전북·광주·제주권역 등은 18일 논평을 통해 “법원이 순천 종합병원 탈의실을 불법촬영해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한테 구형량인 2년보다 훨씬 가벼운 10개월의 징역을 선고한 데 분노한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는 “올해 9월 남인순 국회의원이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2~2018년 7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해자 10명 중 1명 정도만이 징역형에 처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법원은 언제까지 여성들의 죽음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여성의 고통에 판결로 응답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제대로 판결할 수 있도록 광주고법의 재판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13일 광주지방법원은 순천의 한 종합병원 등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0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3년간 아동청소년,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남성은 지난 7월18일 순천의 한 마트에서 불법촬영 현행범으로 채보됐으며 피해자 중 한명은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끝내 목숨을 끊었다.

광주지법은 “피해자 중 1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유족과 다른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한 점과 함께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동종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