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공예 산실… 종일 바쁜 빛고을공예창작촌

2011년도 7개 공방서 현재 36개 공방 입주로 확대돼 운영
구청이 시설 마련… 작가끼리 발전기금 모아 운영 비용 마련
작가 역량 높아져… 국내 3대 공예대전 및 해외 수출도 달성
협업 작품 및 3D프린터 등 미래 기술 융합한 다양한 시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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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공예창작촌에 입주한 36명의 작가들은 촌내에서 상품을 팔거나 제작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빛고을공예창작촌 제공 편집에디터
빛고을공예창작촌에 입주한 36명의 작가들은 촌내에서 상품을 팔거나 제작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빛고을공예창작촌 제공 편집에디터
빛고을공예창작촌에 입주한 도자 분야 구민영 작가가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빛고을공예창작촌에 입주한 도자 분야 구민영 작가가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뚝딱뚝딱… 탕탕… 우우웅’

금속과 금속이 부닥치고, 거대한 목조가 쪼개지며 다듬어지고, 600℃가 넘는 전기가마가 도자기를 구워내는 소리로 쉴 새 없이 활기를 찾는 이 곳.

광주에서 나주 방면으로 뻗어있는 도로 방면에 위치한 빛고을공예창작촌의 일상이다. 현재 36팀의 작가들이 입주해 있는 이 곳은 국내·외로 작품을 수출하는 국내를 대표하는 공예 산실이다.

많은 입주작가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ㅁ(미음)’자 모양의 건물과 현재는 폐교된 옛 대촌초등학교, 빛결상설전시장과 테마카페를 포함한 일대가 모두 ‘창작촌’이다.

활력을 잃었던 창작촌은 지역의 고심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004년에 방송된 드라마 ‘구미호 외전’의 촬영 장소였던 이곳은, 드라마가 끝나며 활기를 잃었다. 광주 남구는 세트장의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했고 시민들이 기증한 작품들로 ‘전통가구 전시회’를 열었다. 이후 2011년부터 7명의 공예 작가 레지던시를 확충해 공간을 활성화시켰다.

당시 7명의 공예작가들의 레지던시 공간이었던 창작촌은 해마다 입주 작가들이 늘어나며 현재 36명이 이곳에서 작업하고 있다. 도자, 섬유, 금속, 목칠, 종이, 기타, 마을 기업이 입주하며 전통공예와 현대공예가 공존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있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운용되는 이곳에서 작가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술품을 생산해낸다. 광주 남구와 창작촌은 예술가들에게 제반 시설을 대여해주고, 작가들은 임대료 개념의 ‘발전 기금’을 창작촌에 지불한다. 월 8~11만원 정도의 소정의 대여비는 다시 상설 전시회 운용료 등으로 사용된다. 1일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창작촌의 수익으로 연결된다.

남구-창작촌-예술가 삼각형의 구조가 선순환되며 자생적 구조를 갖췄다. 자치기구 성격이 담긴 ‘촌’이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이다.

국내에선 대표적인 공예촌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최대 공예비엔날레로 유명한 청주 비엔날레는 최근 창작촌을 방문해 리서치 조사를 펼쳤다. 제반시설과 구조 부분 등을 면밀히 살며 모델링 작업을 실시했다.

광주나 전국에 있는 일반 레지던시 사업과는 다른 점은 창작촌의 예술가들은 모두 개인 사업장을 가진 사업자들이라는 점이다. 공간을 사용하는 작가들이 책임감을 갖고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에 입주 작가들은 “작가들의 동기부여와 역량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동떨어진 ‘사장’들인 것만은 아니다. 입주 작가들이 꼽은 창작촌의 가장 큰 메리트는 바로 ‘네트워크’다.

이 곳에는 3인의 명장을 포함해 국내 공예 분야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국내 3대 대전 중 하나인 ‘제49회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에선 창작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섯 명의 작가들은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각 분야별로 출품해 장려상, 특선, 입선 등 참여 작가 모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데에는 이웃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이 한 몫했다. 창작촌에서 ‘도예공방 The 자기’를 운영하고 있는 정지윤 작가는 이번 대회 도자 부분에서 연꽃 문양을 새긴 백색의 자기 찻잔 세트를 출품했다. 전체적인 재질은 도자였지만 장식적인 요소를 모두 금속으로 처리하며 포인트를 줬다. 해당 출품작에 쓰인 금속은 창작촌의 이웃이자 금속 공예 전문가인 ‘샤르메’의 문정운 작가의 협업으로 완성했다.

최소한의 관리비로 이웃 작가와의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입주 작가들이 생각하는 창작촌의 가장 큰 매력이다. 뿐만 아니라 작가들은 해당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작품 판매, 납품, 출강 등을 통해 자생력을 기른다.

창작촌의 작가 역량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도자 부문 ‘도예공방 라별’을 운영하고 있는 신지영 작가의 오일램프 ‘위시 램프(Wish Lamp L)’가 덴마크 수출이라는 성과를 이루는 등 창작촌의 작가들이 국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공예가 주는 전통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이에 현대 기술을 도입하는 등 창작촌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창작촌에 입주한 작가 5명은 의기투합해 마을기업인 ‘문화공간 937’을 꾸렸다. 이 기업은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융복합 3D 공예 관련 문화를 기획, 생산, 판매하고 있다.

문화공간 937은 어플을 통해 재미있게 창작촌을 홍보하는 어플인 ‘포충로 GO’를 비롯, ‘놀이와 함께 하는 3D공예마을’이란 게임을 출시하는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논의되고 있다. 현재는 시민과 입주 작가들을 위해 3D정규교육을 하며 지역 청년들의 전문화를 위한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의 중심 사업과 연계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양림동에 마련되는 공예특성화거리 사업도 그 중 하나다. 빛고을공예창작촌이 공예품 생산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양림동 일대가 판매와 전시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구조다.

인근에 마련된 농촌 테마파크와 연계된 프로그램도 활성화 된다면 시민들이 직접 찾아오는 관광의 메카로 성장할 수도 있다.

빛고을공예창작촌의 천영록 촌장은 “인근에서 농촌테마파크, 고싸움놀이, 포충사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다”며 “현재 창작촌에선 연계 프로그램과 함께 시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