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는 늘어나는데 ‘재학대 예방’은 부실

광주, 아동재학대 증가폭 광역단체 중 가장 높아
"원가족 복귀 피해 아동 메뉴얼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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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 아동재학대 사건의 증가폭이 심상치 않다. 하지만 재학대 피해 예방 매뉴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원가족 복귀’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로 확인된 건수는 2만4604건이며 피해 아동은 2만18명에 달했다. 2017년 2만2367건보다 2237건 증가했는데 실제 피해 아동도 1년 사이 1만8254명에서 1764명 늘었다. 뉴시스 뉴시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로 확인된 건수는 2만4604건이며 피해 아동은 2만18명에 달했다. 2017년 2만2367건보다 2237건 증가했는데 실제 피해 아동도 1년 사이 1만8254명에서 1764명 늘었다. 뉴시스 뉴시스

●아동재학대 피해 건수 증가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간 아동학대 및 아동재학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아동학대 건수는 8만7413건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발생한 아동재학대는 8562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광주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총 2532건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8년에 발생한 아동학대의 수는 973건으로 지난 2014년에 비해 5.9배 늘었는데, 이는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광주의 아동재학대도 2014년 16건, 2015년 26건, 2016년 33건, 2017년 71건, 2018년 59건 등 총 205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새 3.7배 늘어난 수치로,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증가폭이 가장 높다.

●원가족 복귀 피해 아동 매뉴얼 부재…센터 상담가의 부담 가중

보건복지부의 ‘2015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서 피해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초기조치결과를 살펴보면, 원가정 복귀(주 양육자에 의한 계속적인 보호) 사례가 전체의 73.3%로 가장 많았다. 아동학대예방사업의 궁극적 목적이 ‘가족 보존’에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원가족 복귀 아동의 안전을 위한 서비스는 아직 취약한 수준이다.

현재 민간으로 운영되는 아동보호기관의 업무는 크게 ‘조사업무’와 ‘사례관리’ 두 가지로 나뉜다.

아동학대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기관은 실제 학대가 있었는지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 학대 있다고 판단되면 사례관리에 돌입한다. 조사업무는 ‘아동학대 조사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이뤄진다.

반면 사례관리는 법적 근거도 없고, 매뉴얼도 부재한 상황이다. 아동보호기관은 회의 등을 통한 자체적 판단으로 사례관리에 들어간다. 정해진 매뉴얼이 없다보니 피해 아동의 원가족 복귀는 상담원의 자체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지난 9월 인천의 한 시설에서 보호되던 5살 아이가 원가족 복귀 한 달 만에 계부에 의해 맞아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설 상담원은 가해자인 계부가 치료를 성실히 받는 등 재학대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원가족 복귀를 결정했다.

광주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빛고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인력은 17명이다. 상담원 한 명당 40~50사례를 관리 중이라 세부 관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담원 한 명당 12~13사례를 관리하는 미국과 비교해, 3~4배 많은 사례를 관리하는 등 상담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부터 지자체 업무 분담…업무 분리에 대한 공백 우려도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아동학대대응과’를 신설했다. 지방자치단체 합동점검을 실시하거나 아동학대 유관기관과의 협력해 상시 예방활동을 벌이는 등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미·영·일본 등 주요 해외국가는 공무원이 아동학대 현장조사 및 학대 판정 권한을 갖고 있지만 한국은 아동학대 업무의 대부분을 민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존한다”며 “민간인 신분의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이 강제력 행사 업무까지 수행함에 따라 조사거부, 신변위협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아동학대대응과를 신설한 이유다.

아동학대피해조사도 내년부터는 지자체의 몫이된다. 정부가 5월 발표한 ‘포용국가 복지정책’에 따르면, 지자체는 아동과 부모의 정기적 면접을 지원하거나 아동과 원가정을 지속적으로 관리·감독(모니터링)하는 등 아동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로 인해 기관은 6개월간 가정방문 및 전화로 원가족 복귀 아동에 대한 재학대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등 아동 관리의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업무 분리에 따른 공백 우려도 지적된다. 지자체와 보호기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업무의 연결성이 떨어져 공백이 생기게 되는데, 그 공백 기간 피해아동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동건 빛고을 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조사업무와 사례관리 업무의 분리로) 보호기관의 부담이 비교적 덜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자체와 센터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업무 분리에 따른 공백이 생길 우려도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갈 것으로 예상돼 하루빨리 업무공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