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중국견문록, ‘표해록’ 광주박물관 보관한다

최부 후손 '금남최선생문집' 등 5점 기증
15세기 남중국 문화, 경제, 무기 등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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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최선생문집과 표해록.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편집에디터
금남최선생문집과 표해록.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편집에디터

15세기 중국 강남의 상황을 생생하게 서술해 ‘조선판 동방견문록’으로 불리우는 최부(崔溥·1454-1504)의 표해록이 국립광주박물관에 소장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금남 최부의 13세손 최안범 선생으로부터 ‘금남최선생문집’과 ‘금남최선생표해록’등 5점의 문화재를 지난 13일 기증받았다.

기증받은 표해록은 15세기 사대부였던 최부가 당시 중국 경제문화의 선진지인 강남을 직접 견문하고 남긴 기록이다. 최부는 남중국의 물산, 산업, 화폐, 주택, 음식, 복식, 풍속, 산천, 교통, 무기 등 광범위하게 관찰했으며, 양자강 이남과 이북의 차이를 날카롭게 비교했다. 최부는 항주로부터 북경에 이르는 대운하의 모든 구간을 주행한 최초의 조선인으로, 특히 대운하의 운용에 대해 동시대 중국인 보다 훨씬 상세한 기록을 남겨 중국학자들로부터 인정받고있다.

1488년 제주에서 근무하던 최부는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일행 42명과 함께 고향으로 가던 중 거센 풍랑을 만났다. 서쪽으로 계속 표류하다가 명나라 태주부 임해현(현 절강성)의 해안에 닿았다. 이후 최부를 비롯한 총 43명의 일행은 왜구로 오해받아 고초를 받았지만, 조선의 관리임이 확인돼 북경으로 호송됐고, 6개월 동안 온갖 시련을 겪은 뒤 조선으로 돌아왔다. 그가 귀국하자 성종은 8800리 길을 거쳐 온 중국 땅에서 경험한 견문을 기술해 바치도록 했다. 왕명에 의해 작성된 견문록이었지만, 최부가 죽은 후 60년이 지난 후에야 외손주에 의해 간행될 수 있었다.

1569년 외손자 미암 유희춘에 의해 첫 간행된것을 시작으로 1954년까지 400년에 걸쳐 5권의 문집으로 발간됐다. 최부의 표해록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기도 했는데, 1769년(영조 45년) 일본의 주자학자 기요타 기미카네는 ‘당토행정기’라는 이름으로 출간했으며, 26년이 지난 후 ‘통속표해록’으로 다시 출간했다. 한글 언해본 등 20세기에 이르러 여러 언어로도 번역됐다.

기증받은 문집은 지난 2012년 국립광주박물관이 개최한 ‘탐진 최씨 기증유물전’에도 출품됐으며, 기존에 기증된 탐진 최씨 가문의 기증품과 함께 남도의 명문가의 명성을 보여줄 소중한 문화재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희 국립광주박물관장은 “국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표해록은 최부가 지닌 사대부로서의 가치관을 잘 나타내고 있”며 “15세기 남중국의 상황을 생생하게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버금가는 귀중한 조선의 중국견문록”이라고 평가했다.

최부의 표류 귀환 지도 편집에디터
최부의 표류 귀환 지도 편집에디터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