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모병제’ 공약 추진 놓고 충돌

김해영 최고의원 “사전 논의없이 나가” 불만 제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연구원 개인의 의견” 맞서

378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모병제’ 공약 추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해영 최고위원이 최근 지도부 회의에서 충돌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민감한 공약에 대해 당과 의견 조율이 없었다는 언쟁이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양 원장에 대한 당내 불만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8일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안보 문제를 이유로 모병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엄중한 안보현실에 비춰볼 때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최적의 전투력 유지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며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격차사회에서 모병제로 전환될 경우 주로 경제적 약자 계층으로 군복무 인원이 구성돼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 사회통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은 “모병제는 군대를 정예·선진화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방안이자 직업군인 수를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이라며 단계적 모병제 도입을 주장했다.

모병제에 대한 당내 이견이 표출된 자리였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모병제 공약을 건의한 민주연구원의 양 원장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양 원장에게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을 사전에 논의 없이 나가게 하느냐”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총선 공약과 관련한 당 차원의 공식 입장으로 검토되기도 전에 민주연구원이 “분단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언론에 나가면서 모병제 도입이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양 원장은 “연구원 개인의 의견”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설전을 벌였고 회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런 이야기는 신중해야 하니까 공개적으로 논란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당내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것을 제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 일부 지도부와 민주연구원 간 총선 공약 주도권 갈등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당이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기도 전에 모병제에 이어 청년 신도시 등 대형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 대한 당내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민주연구원이 개발해 검토된 공약이 전달되면 당에서 받아들이는 과정에 언론에 노출되면 좋은데 언론에 기사화되는 게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