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꽃길만 걸으세요!”…D-1 수능 출정식

수능 골든벨·오케스트라 합주 등 이색 출정식 눈길
신안 선착장서 강강술에 공연도…섬지역 139명 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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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입수학능력을 하루 앞둔 13일 광주‧전남 학교 곳곳에서는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후배들의 '출정식'이 열렸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2020년 대입수학능력을 하루 앞둔 13일 광주‧전남 학교 곳곳에서는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후배들의 '출정식'이 열렸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수능 대박 나세요~.” “선배님 꽃길만 걸으세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3일 광주와 전남 학교 곳곳에서는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후배들이 마련한 ‘출정식’이 곳곳에서 열렸다.

선배를 배웅하는 ‘오케스트라’ 합주가 열리기도 했고, ‘레드카펫’을 걸어가며 ‘수능 골든벨’을 울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광주제일고. 고등학교 1‧2학년 후배들이 고3 교실부터 학교 정문까지 길게 늘어서 선배들을 배웅했다.

학생들은 ‘수능을 망칠 수능 없지’, ‘재수는 없다’, ‘샤프가 가는 곳에 정답이 있다’ 등 손수 만든 재치 있는 문구의 팻말을 들고 뜨거운 응원전을 벌였다.

이날 출정식의 백미는 단연 오케스트라 공연. 70여년 전통의 오케스트라 동아리 ‘심포니아’가 선배들을 위해 1년간 준비한 ‘꿈의 클래식’과 ‘아리랑 트리오’ 연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매년 학교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후배들의 출정식 오케스트라 합주는 4월초 음악 담당교사가 교체되면서 자칫 무산될 뻔하기도 했지만, 후배 학생들이 의기투합에 무사히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임재웅(18)군은 “선배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연습해왔다”며 “선배들이 지난 10년 동안 준비한 만큼 실수 없이 잘했으면 좋겠고, 찍은 문제도 모두 맞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광주 제일고등학교에서는 오케스트라 동아리 '심포니아'가 수능에 나서는 선배들을 위해 준비한 '꿈의 클래식'과 '아리랑 트리오' 연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켰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
광주 제일고등학교에서는 오케스트라 동아리 '심포니아'가 수능에 나서는 선배들을 위해 준비한 '꿈의 클래식'과 '아리랑 트리오' 연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켰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

오전 10시 30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 설월여고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후배 학생들이 고3 교실에서 학교 정문까지 노란 풍선을 들고 길게 늘어섰다. 후배들이 만든 노란 물결 중간에는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골든벨’도 등장했다.

후배들은 고3 수험생들이 다가올 때마다 뜨거운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제자들의 손을 맞잡는 은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험생들은 함박웃음과 함께 골든벨을 힘껏 잡아당겼다.

후배들의 응원을 받고 나온 학생들의 품에는 후배들이 전달한 선물과 엿, 찹쌀떡까지 한가득이었다.

수험생들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결전의 날을 앞두고 들뜬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같은 반 친구들끼리 손을 모으고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설월여고 3학년 장세희 학생은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 데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그는 ” 벌써 수능을 본다는 게 믿기지 않고 설레기도 하다”며 “오늘 이렇게 열심히 응원까지 와준 후배들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수능 출정식은 섬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슷한 시각 신안군 도초면 화도 선착장에서는 ‘강강술래’ 공연이 펼쳐졌다. 뭍으로 나가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신안 도초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준비한 공연이다.

신안 도초고의 수능 출정식은 모두 후배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졌다.

운동장에서 후배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고 학교 강당에 도착한 고3 수험생들은 “마지막까지 긴장하지 마시고 집중해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어요. 선배님 꽃길만 걸으세요”라며 응원 메시지가 담긴 2학년 학생들이 만든 영상을 시청했다.

이어 후배들은 응원 문구를 적어 ‘롤링 페이퍼’를 만들고 찹쌀떡과 엿을 선물했다.

또 화도 선착장에서는 고3 수험생들과 온 섬 주민들이 함께 모여 1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강강술래 공연을 지켜보며 한바탕 마을 축제가 열렸다.

수험생들은 포옹을 나누며 후배들이 정성껏 준비한 플래카드와 응원곡을 뒤로하고 뭍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신안 도초고를 비롯해 이날 전남 섬 지역 7개 학교 139명의 학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목포지구에서는 신안 도초고 64명, 신안 임자고 6명, 신안 하의고 9명, 진도 조도고 12명 등이다. 해남지구에는 완도 노화고 15명, 완도 금일고 10명이 뭍으로 향했다. 여수 여남고 학생 23명도 여수지구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육지로 이동했다.

도교육청은 이들 섬 지역 학생들에게 교통비와 숙박비 명목으로 올해는 지난해 7만원에서 3만원 인상한 1인당 10만원씩을 지급한다.

또 시험이 끝난 당일 배편이 없는 신안 하의고 학생들에게는 추가 1박을 위해 1인당 15만원을 지원한다.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