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잔디농사 노하우 녹여내 농가소득 증대 총력”

•이태영 장성삼서농협 조합장 인터뷰
전국 유일의 잔디 판매사업 농협으로 입지 굳혀…매출 증대
잔디 생산농가, 재배만 전념…농협, 잔디 유통 활성화 주력
최초 잔디 유통센터 개장… 생산·출하·정산 원스톱 서비스
잔디 규격출하·영농작업단 운영…유통단가 낮춰 소득 증대
사과·포도 '공선출하회' 조직… '스마트 팜'도 적극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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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장성 삼서농협 조합장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
이태영 장성 삼서농협 조합장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

“제가 30여년간 잔디 농사를 지어 오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성 삼서면 농가 소득 증대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농협은 잔디 유통 활성화에 주력해, 우리 농민들은 잔디 재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올해 재선에 성공해 5년간 장성 삼서농협을 이끌고 있는 이태영 조합장은 관내 농가 주소득 작물인 잔디의 유통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장성 삼서농협은 전국 농협 중 유일하게 잔디 판매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7일 찾은 장성군 삼서면. 임야는 물론 논에는 벼 대신 잔디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장성 삼서면 전체 농지 면적 2000㏊ 가운데 1300㏊에서 잔디가 재배되고 있다. 삼서농협 조합원 1300여개 농가들 중 95% 이상이 잔디 농사를 짓고 있을 만큼, 장성 삼서면은 ‘잔디 농사’로 특화된 지역이다.

이태영 조합장 역시도 3만3057㎡(1만평) 규모의 논에서 30여년 간 잔디농사를 지어온 ‘잔디 전문가’이다. 때문에 잔디 농사를 짓고 있는 삼서농협 조합원들에겐 이 조합장은 든든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장성 삼서농협은 8년 전부터 전국 농협 최초로 잔디 판매를 시작해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 조합장은 “농협이 잔디 유통, 판매를 해야만 삼서지역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다. 삼서면에 산다고 하면 대부분이 잔디를 재배하고 있고, 농민들 대부분이 ‘잔디 박사’들이다”면서 “사실 삼서지역은 주 작물로 뽕나무 재배를 해왔었는데, 마을 어르신 몇분이 40여년 전 잔디를 재배한 것이 시작이 돼, 전 농가에서 잔디생산으로 작목 전환을 했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아무래도 삼서면의 비옥한 토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조합장은 취임 후 줄곧 “농협의 주요 임무는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많은 이익을 줘야 하는 것”이라는 철학 하에 농협을 이끌어왔다. 그래서인지 이 조합장은 ‘어떻게 하면 농민들에게 많은 이익을 돌려줄 것인지가’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해왔다고 한다.

이 조합장이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생각해낸 것은 ‘잔디 규격출하’ 와 ‘영농작업단’ 운영이 대표적이다. 우선 10여 명의 영농작업단을 구성해 작은장(18㎝×18㎝ )과 큰장 (40㎝×60㎝이상) 작업팀으로 분류해 운영했다. 표준송품장, 표준계약서 등의 의무적 사용으로 규격출하를 매뉴얼화 한 것이다. 또 서울에 잔디판매 대리점인 잔디유통센터를 통해 농협잔디 홍보 및 판매 마케팅을 적극 펼쳐오고 있다.

이 조합장은 “잔디 식재 관련 노하우와 정부지원 사업 정보 등 잔디관리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잔디의 상품성 향상을 위해 생산에서부터 출하, 정산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농협에서 최초로 잔디 규격화 작업을 시작했다. 잔디를 현장에서 봉지에 담아 장비로 옮겨 바로 출하시킴에 따라 인건비가 줄어들어 농민들의 소득이 증대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의 예상대로 삼서농협에서 잔디 재배농가의 규격출하가 확산되면서, 농가 수익 증대도 뒤따라왔다. 삼서농협은 지난해 농·특산물 판매사업 등을 통해 총 91억여원의 매출액 중 잔디판매 매출액은 21억여원에 달했다.

이 조합장은 “잔디 판매사업만은 삼서농협이 반드시 해야할 역할이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중간 상인들에 의한 유통 마진을 없애고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있다”며 “잔디 납품은 골프장 제외하면 공사현장이 대부분이라, 대금이 후불제로 계약이 이뤄지다 보니, 농민들이 1년 내내 힘들게 농사를 짓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우리 농협이 잔디 판매에 뛰어들면서 대금을 주지 않은 불량업체들은 퇴출이 됐다. 또 일반 개인 업체들의 담합 등을 피해 일정한 잔디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 삼서농협은 잔디 뿐 아니라 사과, 포도 과일판매로 전국에 명성을 떨치고 있다. ‘공선출하회’ 조직을 통해서다. 이는 사과와 포도 등을 공동선별, 공동출하, 공동정산까지 일괄처리 하는 시스템이다.

이 조합장은 “장성사과는 기후와 비옥한 토양으로,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 장성 사과 중 60% 이상이 삼서에서 재배되고 있다”며 “삼서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햇빛의 반사작용을 이용해 사과 밑 부분에 은박지를 받쳐 골고루 빨갛게 만들고, 당도를 높여 전국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최근 이 조합장은 고소득 작목으로 우뚝 선 자옥과 샤인머스캣의 재배확대로 농가소득 증대에도 힘 쓰고 있다. 특히 삼서지역의 경우 귀농,귀촌 농가가 늘어나면서 소규모 농지에서 가능한 포도재배가 소득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조합장은 “샤인 머스켓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포도 농가들이 재배 작목을 바꾸고 있는 있다. 우리 농협은 장성 컬러마케팅 옐로우 포도인 샤인머스켓 단지 17농가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면서 “농협은 농가의 안정적 수익기반을 구축하고, 공선출하회 조직의 활성화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관내 주요 품목인 포도와 사과 등에 스마트 팜을 적극 도입했다.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공급을 위한 PLS 교육, 선진농업지역 견학 등도 이와 관련된 사업이다.

이 밖에 농촌과 농업인 수요에 맞는 맞춤형 복지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농촌인력지원센터 개소, 조합원 자녀 장학급 지급, 동·하계 취미교실 취약 계층에 도시락 배달, 원로 조합원 돌보미 제도 정착, 치매 안심 건강 교실, 영농회 농기계 순회수리 활동 등이다.

이 조합장은 “농가의 일손을 경감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는 중,소 과일 재배단지를 조성해 새로운 농가소득작목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농민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여 농가 소득 증대와 맞춤형 복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