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 돈 文대통령…공정·경제·평화 위해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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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문재인 대통령이 9일 5년 임기의 절반을 뒤로 하고 새로운 절반을 맞이하게 됐다. 촛불 정신 위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문 대통령은 공약집 한켠에 있던 ‘공정한 대한민국’ 건설을 최우선 가치로 남은 절반의 임기를 보낼 것을 다짐하고 있다.

세계 경제 둔화 속에서 민생 경제를 살리는 것도, 북미 비핵화 대화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남북관계의 새판 짜기를 모색해야 하는 것도 어느 것 하나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안으로는 공정과 경제를,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담대한 여정’은 퇴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사회 곳곳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이 국민에게 깊은 상실감을 주고 있고,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고 언급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로 여겨진다.

기존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확대 개편하며 ‘공정사회를 향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도, 한 차례 연기됐었던 회의를 임기 반환점을 통과하기 하루 전날 주재한 것을 통해서도 공정성 회복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취임 이후 숨가쁘게 전개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속에서 놓쳤던 공정의 가치를 남은 절반의 임기를 통해서라도 지키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대통령 출마의 뿌리가 됐던 공정성 회복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대통령 출마 이유가 우리 사회의 무너진 공정성을 회복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 ‘공정함’을 이루도록 하는 게 우리 사회의 부패를 청소하는 출발점”이라며 “국민들이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다시 공정’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합법적인 제도 속 불공정 요소까지 찾아내 청산해야 한다는 주문은 자신의 페르소나 ‘조국’을 내어주는 과정에서 나온 뼈아픈 반성이기도 하다.

경제 성과 역시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과제 중 하나다. 첫해부터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강조하고도 같은 구호를 5년 내내 반복할 수 없다는 절실함이 내부적으로 가득차 있다. 올해 일주일에 평균 1회 꼴로 경제행보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임기 초반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라는 철학 아래 경제 체질 개선에 주력했고, 이후 사회안전망을 보완한 ‘포용적 혁신국가’ 실현 속에서 많은 변화를 이뤄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스스로의 평가다.

자칫하다가는 세계 경기 둔화 속 미중 무역 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산적한 대외 리스크로 인해 성장 잠재력마저 잠식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한다. 사상 최초 513조에 달하는 슈퍼예산 편성을 통한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대외 충격을 막고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라는 표면적 현상으로 드러난 트러진 남북관계를 바로잡는 것도 임기 후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2월 ‘하노이 노딜’과 10월 ‘스톡홀름 노딜’에서 확인했듯 북미 비핵화 대화가 좀처럼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후퇴하는 남북관계를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국 중심의 대북제재를 의식해 계속 주저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현재 남북관계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수 없으니 제재와 무관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는 북미 비핵화 대화와는 별개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북관계에 이른바 ‘새판짜기’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은 절반의 임기동안 해결해야 할 모든 과제들이 국민의 공감을 얻지 않고서는 추진이 어렵다는 점에서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 시도도 병행돼야 한다.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오는 10일 기자간담회을 자처한 것도 대국민 접점을 넓혀가려는 소통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