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영화제와 함께 성장한 김도영 감독

제1회 폐막작 ‘어떤 개인 날’ 주연 이혼女 연기 화제
이후 연기·연출 병행… 10년 맞아 특별전 앵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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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떤 개인 날'(2008)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던 김도영 감독. 편집에디터
영화 '어떤 개인 날'(2008)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던 김도영 감독. 편집에디터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광주여성영화제와 함께 성장한 감독이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49·사진)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이 감내해야 했던 차별을 담담히 그려 잔잔한 울림을 준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 3주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몰이 중이다. 김 감독은 동명 소설을 원작화하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김도영 식’ 특유의 담담한 연출과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로 영화적 완성도를 높였다.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한 김 감독은 배우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제1회 광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이숙경 감독의 영화 ‘어떤 개인 날’ 에서 첫 장편 주연으로 출연 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이혼 1년차 보영 역할을 맡았다. 극 중 보영은 이혼한 뒤 무기력증을 겪으며 단절된 삶을 사는 인물이다. 이후 보영은 낯선 환경에서 자신과 똑같이 이혼의 아픔을 간직한 채 덤덤히 살아가고 있는 정남(지정남)을 만나며 위로 받는다.

 ’82년생 김지영’에 담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은 당시 연기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김 감독은 ‘어떤 개인 날’에서 절제된 연기와 특유의 해석력으로 2009년 부산영화평론가 협회상 신인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숙명’이라며 여성을 옥죄는 낡은 고정관념을 그 또한 온 몸으로 견뎌냈다. 그녀가 메가폰을 잡게 된 이유다.

 ’82년생 김지영’ 속 김지영처럼 육아와 출산 그리고 경력 단절을 경험한 김 감독은 40대 중반의 나이에 영화학교에 입학했고, 지난해엔 단편 영화 ‘자유연기’를 연출했다. 영화는 육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배우 지연이 유명감독의 오디션 제안을 받는 이야기다.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를 통해 김 감독은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 후 1년 뒤 김 감독은 개인 첫 장편 영화인 ’82년생 김지영’으로 드디어 영화계에 존재감을 알렸다.

 김 감독이 광주에서 다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광주여성영화제는 10년을 맞아 ‘다시 보고픈 여성영화’를 관객 투표로 선정했다. 특별전을 통해 앵콜 상영되는 작품은 10년 전 폐막작으로 선정됐던 ‘어떤 개인 날’이다. 이날은 ’82년생 김지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감독은 참석하지 않고, 연출을 맡은 이숙경 감독, 지정남 배우, 김채희 집행위원장이 나와 ’10년 만에 우리 다시 만나’란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펼친다.

 한편 지난 2010년 육아에 매진했던 다섯 명의 주부들이 합심해 만든 광주여성영화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바뀌는 시간동안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냈다. “한번도 퇴보는 없었다”는 영화제 집행위원들의 자신감 대로 올해 영화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역대급 초청작들로 프로그램을 가득 메우며 형식과 내용면에서 안정감을 찾았다는 평가다.

 김채희 위원장은 “10년 전 영화를 현재에 다시 보게 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당시 주연배우였던 김도영 배우가 감독으로서 성공한 것처럼 광주여성영화제도 10년 동안 계속 성장해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도 더욱 성장해나가겠다”고 했다.

최황지 기자

김도영 감독이 영화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김도영 감독이 영화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