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불신 시대에 시험마저 공정하지 못하다면

광주·전남 고교 출제 오류 매년 2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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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일선 고교의 학사관리와 시험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고교 재시험은 광주가 122건, 전남이 100건에 달했다. 광주와 전남 합쳐 222건으로, 지난해 연간 재시험 건수 220건(광주 150, 전남 70)을 한 학기 만에 넘어섰다. 2017년에도 광주 223건, 전남 79건으로 300건을 넘어선 바 있다.

일선 고교에서는 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 결재를 받아 공지한 뒤 재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상당수는 복수 정답이나 정답이 없는 경우, 참고서 문항 전재 등 출제 오류가 원인이다. 이뿐 아니라 사전 유출 의혹과 문제지 또는 답안지 분실, 엉뚱한 시험지 배포 등 관리 문제로 인한 재시험도 적잖은 실정이다. 올해 1학기 재시험 100건을 분석한 결과 공립고가 69%, 사립고가 31%를 차지했다.

실제로 광주의 한 고교에서는 기말고사 수학 문제 일부를 상위권 학생들로 구성된 특정 동아리에 미리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고, 전남의 한 학교에서는 시험 문제지와 정답 등이 담긴 USB를 분실해 재시험을 실시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올해 1학기 ‘디지털 논리회로’ 과목 1학년 기말고사에서 전자과와 정보통신과 시험지가 잘못 섞여 시험지가 배부됐고, 또 다른 고교 1학기 기말고사 ‘생활과 윤리’ 과목에선 정답이 표시된 채 시험지가 배포된 것으로 드러나 재시험 소동이 빚어졌다.

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두 정답’ 처리하는 기존 방식보다 부작용과 잡음을 없애기 위해 아예 재시험을 치르는 것은 옳은 방식이다. 하지만 더 바람직한 것은 출제 오류 등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부 조사 결과 학종(학생부종합전형) 비리가 여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일선 고교의 학사관리도 엉망이라면 도대체 누구를 믿으라는 것인가. 대입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