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주다움의 완성’…광주국악상설공연

김기태(김대중컨벤션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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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김대중컨벤션센터 본부장) 편집에디터
김기태(김대중컨벤션센터 본부장) 편집에디터

광주시가 여러 분야에서 ‘광주다움’을 찾아 구체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옛 부터 광주는 맛의 고장으로 소문나 있지만 정작 광주 음식이라고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는 자성(自省)에 따라 광주시가 여러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주먹밥을 포함한 7대 광주 대표 음식을 선정, ‘광주다운 맛’으로 키우려하고 있다.

산업 역시 빛고을 광주를 차자(借字)해 광(光)산업을 광주 대표산업으로 육성해오다 친환경 자동차, 에너지 분야와 함께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광주다운 미래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려는 로드맵을 그려가고 있다.

광주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광주의 예술적 감수성과 풍류를 담아내는 그럴싸한 공연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시민과 외래 방문객들을 위한 ‘광주다운 공연’이나 광주를 대표할 만한 문화․예술적 퍼포먼스가 절실한 실정이다.

사실 외국 도시들은 나름의 전통과 특색을 간직한 문화적 유산들을 그 도시의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해, 그 예술적 토양들이 곧바로 그 도시의 명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경우를 우리는 여러 곳에서 보고 있다.

역마차와 말이 달리던 미국 뉴욕 브르드웨이는 120년 전 극장이 들어선 뒤 세계적인 연극과 뮤지컬의 성지(聖地)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뉴욕을 여행하거나 방문할 때 맨하탄 남쪽 브로드웨이를 들르지 않고, 뮤지컬 한편 보지 않은 채 돌아 올 자신이 있는가?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 감상은 뉴욕 여행자들의 필수코스가 된 지 오래다. ‘캣츠’,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같은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 정도로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됐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에 있는 ‘물랭루즈(Moulin Rouge)’는 화려한 쇼로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빨간 풍차’라는 뜻의 프랑스 전통 카바레 물랭루즈는 19세기에 유행하던 화려한 쇼를 재현하면서 무희들의 캉캉 춤과 오페라 공연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가 중국 베이징 여행의 필수코스 가운데 하나도 역시 중국다운 공연을 보는 일정이 들어있다. ‘금면왕조(金面王朝)’라는 베이징 공연은 전쟁, 홍수 등이 포함된 중국 고대 신화를 각색한 8막의 대형 공연으로 중국 3대 뮤지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80톤이 넘는 엄청난 물이 5분 이상 실내 무대 위로 쏟아지는 홍수 장면은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중국다움을 마음껏 드러내는 명품으로 꼽힌다.

이처럼 외국의 도시들은 고유의 전통과 독창성을 지닌 문화․예술적 유산을 조화롭게 버무려 자신들만의 차별적인 소프트웨어로 십분 활용해 독보적인 모습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게 문화․예술적 전통과 유산이 풍성하다는 우리 광주가 이런 외국의 도시들을 마냥 쳐다보며 부러워만해야 할 것인가?

이 같은 시각에서 광주시가 ‘광주다운 공연’을 론칭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시는 일요일과 월요일을 제외한 매주 5일간 광주 상무시민공원 내 광주공연마루에서 ‘국악상설공연’ 프로그램을 공연 중이다. ‘광주다움’을 찾는 광주광역시 이용섭 시장님의 특별한 애정을 받고 있는 ‘국악상설공연’은 광주광엑스포 당시 쇼룸이었던 장소를 172석 규모의 자그마한 공연 공간으로 꾸며 저녁 시간대에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때마침 필자가 근무하는 김대중컨벤션센터 직원들도 화요일 저녁 공연인 인(人), 수(水), 화(火), 풍(風)을 주제로 한 타고(打鼓), 가야금 병창, 삼도설장구, 진도북춤, 모듬북과 사물놀이로 구성된 전통문화보존회’얼쑤’의 공연을 감상한 적이 있다. 사실 필자는 국악에 대해 문외한인데다 막연한 거부감으로 공연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출연진들의 신명 넘치는 장면 장면을 대하고 출연진과 호흡을 같이하며 흥이 고조 될수록 “우리 국악이 이토록 가슴 뛰게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큰 감동을 경험하고 말았다. 엄숙하게 박수치는 일반적인 공연과는 완전히 다른, 관객을 가만히 놔두게 하지 않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마력애 빠져 들게 만드는 것이 우리 국악, 광주의 소리였다. ‘광주국악상설공연’은 광주지역 대표 예술단인 광주시립창극단, 국악관현악단, 지역 국악단체 등이 참여해 창극, 한국무용 등 전통국악과 전통과 현대장르가 융합된 퓨전국악 등 대중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관객들과 보다 쉽고 흥겨운 광주의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광주가 시작한 ‘광주국악상설공연’이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프랑스 파리의 물랭루즈 쇼, 중국 베이징의 ‘금면왕조(金面王朝)’ 를 넘어 광주 방문객이면 반드시 찾게 되는 광주의 명품 예술 대표공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부터 이 공연에 대해 애정을 듬뿍 쏟아 자주 찾아 흥을 돋우고, 모자란 부분은 늘 다듬어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광주의 혼’이 담긴 ‘광주다움의 완성품’이 되도록 우리의 힘을 보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