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때 헬기는 구조학생 아닌 해경청장 태워”

사회적참사 특조위 중간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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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이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를 발견하고도 해상에서 약 5시간을 허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희생자는 헬기를 탈 기회가 세 차례나 있었지만 배만 네 차례 갈아타며 5시간 걸려 육지로 왔고, 도중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헬기들은 그냥 회항하거나 해경청장 등 고위직이 타고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세 번째 희생자이자 단원고 학생인 A군은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24분께 해경 함정에 의해 발견됐다. 해경은 A군을 곧장 3009함으로 옮겼고, 원격의료시스템을 가동해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병원 응급의료진의 지시를 받았다.

특조위는 이 시점에서 A군이 살아있었던 것으로 보고있다. 해경 응급구조사가 A군을 ‘환자’로 호칭한 점, 오후 5시59분께 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병원에 전달된 ‘바이탈 사인 모니터’에 불규칙한 맥박과 69%의 산소포화도가 나타난 점 등을 근거로 보고있다.

곧장 헬기를 탔다면 약 20분 만에 병원 이송이 가능했다. 실제 3009함에서 헬기를 탈 기회가 세 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A군은 헬기를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헬기 1대는 착륙하지 않고 회항했고, 나머지 2대는 당시 김석현 해경청장과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이 타고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에 따르면 A군은 헬기 대신 세 차례나 함정을 추가로 갈아탔다. 그리고 발견된지 4시간41분이 지난 오후 10시5분께야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A군이 네 번째 배에 타고있던 오후 7시15분께 심폐소생술(CPR)을 중단, 사실상 사망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다수의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대면했다”며 “모든 의료진은 바이탈 사인을 보고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할 수는 있으나 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구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물리적인 전문 처치를 받는 것이 긴급하고 적절한 대처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헬기로 이송됐다면 생존가능성이 높았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함부로 추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의사분들은 이것(당시 바이탈사인) 만으로 사망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