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00대 문제 사업’ 선정 기준이 뭔가

호남 예산 대거 포함…지역 분열 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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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호남 지역 핵심 현안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 예산 확보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당이 당 정책위원회를 통해 작성한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 사업’에는 5·18 진상규명 관련 사업, 광주시의 AI(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사업과 목포에 들어설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신설 사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들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있다고 한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5·18 진상규명 관련 사업 예산은 진상규명위원회의 출범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한국당이 문제 사업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광주시의 인공지능 사업은 충북이나 대구·강원의 전략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목포에 건립되는 해경 서부정비창 예산은 외주화를 삭감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의 이 같은 삭감 이유는 논리에 타당성이 없다. 5·18 진상조사특별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31일 본회의 통과가 확실한데도 한국당이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결국 진상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광주의 인공지능 사업은 올 초 전국 10개 시·도에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으로 일괄 시행된 사업인데 예산 삭감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해경의 목포정비창 사업 또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이 기승을 부리는 서해에서 활동하는 해경의 경비함, 해군 함정이 제 때 수리를 받지 못하고 부산까지 가야하는 실정이어서 안보 및 비용 측면에서도 절실한 사업이다.

야당이 정부 예산안에 대해 꼼꼼히 살피고 불요불급한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할 일이다. 하지만 상대 정당의 텃밭인 호남 현안 사업 예산을 대거 삭감하겠다고 벼르는 것은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지역 일에 어깃장을 놓고 타지역의 지지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얄팍한 심보가 아니고 무엇인가. 수권정당이 되는 것을 포기한 참으로 비열한 짓이 아닐 수 없다. 한국당은 ‘100대 문제 사업’에 호남 현안 사업을 대거 포함시킨 이유와 선정 기준을 밝혀야 한다. 한국당의 비열한 지역 분열 획책에 대해 민주당과 대안신당 등 정치권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