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한국농업의 붕괴”

전문가들 "농산물 개방 때보다 충격 더 클듯"
농민단체 "피해 당사자인 농민과 논의 없어"
전남도, 농가와 논의 통해 대응책 마련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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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WTO(세계무역기구)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남지역 정치권과 농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위축됐던 농업분야를 지탱하고 있던 WTO 개도국 지위 마저 상실할 경우 농도인 전남은 농산물 개방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정치권과 농민단체 등은 ‘농업 파산’을 막으려면 정부의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는 정부의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결정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농업 경쟁력 악화” 우려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농업분야는 관세 완화와 정책보조금 축소등으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과 농업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소속 황주홍(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최근 ‘농업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성명을 내고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하고, “농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황 의원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게 되면 우선 관세포기로 농산물의 관세를 지금보다 1/3수준 이하로 낮춰야 한다”면서 “선진국 수준으로 관세를 낮출 경우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은 이날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참석한 정책조정회의에서 “농업 분야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농산물 관세 인하와 보조금 축소로 국내 농업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개도국 지위 상실로 인해 당장의 영향이 없다고만 했지 향후 예측 가능한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농업보조금 축소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농산물에는 치명적 일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하완 농협전남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은 “개발도상국 지위가 상실될 경우 농업분야 정책 보조금도 앞으로 지원 폭을 크게 감축해야하는 실정이다”면서 “연간 1조49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은 5년 뒤 지금의 45%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익형 보조금은 예외로 규정하고 있지만 보조금 한도자체가 축소되면 농업인에게 줄수있는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농가에 타격이 크며, 수입농산물 개방때보다 충격으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도국 포기는 농업 파산”

정부의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움직임에 반발한 지역 농민단체는 “문재인 정부는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방침을 철회하라”고 맞서고 있다.

전국농민총연맹 등 농민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방침은 한국농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농 등은 “WTO 개발도상국 지위 문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7월 한국에게 ‘WTO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과의 교역에서 손해를 감내해야 할 것’이란 엄포하면서 갑작스레 개도국 지위 포기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그러더니 23일까지 결정시한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농민단체 등은 피해당사자인 농민과는 논의조차 없다가 미국 대통령의 엄포에 개발도상구 지위를 쉽게 포기한다는데 분노했다.

이무진 전농정책위원장 “WTO 개발도상국 지위 문제는 수십년간 논의조차 없다가 지난 7월 트럼프 미 대통령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논의를 했다. 정작은 피해 주체인 농민은 없었다”면서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은 전혀 내놓지 않는다는 것은 농업을 버리겠다는 의도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도’ 전남도 대책마련 분주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결정을 앞두면서 전남도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가장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 전남이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발빠르게 대응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귀동 전남도 농업정책과장은 “정부가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에 따른 대응으로 농민단체 등 의견수렴을 통해 충분한 지원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라며 “도 차원의 농가 지원 시책을 확대·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WTO 개발도상국 지위가 상실되더라도 당장 직접적인 농가피해는 없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에 따르면 차기 WTO협상을 통해 타결이 되어야 농업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조사됐다. 이어 지금은 협상 시기도 아직 불투명하고 협상을 하더라도 타결~검증~비준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6~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