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5·18진상조사위 예산 삭감 ‘논란’

진상위원회 출범 무기한 지연 ‘적반하장’
"활동시작 시점 불투명 위원회 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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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4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을 삭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한국당 정책위의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당은 5·18진상규명조사위 예산으로 편성된 78억6000만원 중 사업비 49억8000만원 예산을 전년 수준인 42억9000만원으로 6억9000만원을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원회’ 출범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사업비가 제대로 쓰이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주된 삭감 이유다.

한국당은 “활동시작 시점이 불투명한 위원회 예산을 올해 예산보다 대폭 증액한 것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정작 5·18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한국당이 5·18진상조사 위원을 청와대에 재추천하지 않고 있어서다. 위원회 출범 지연 사유가 자당에 있는데도, 이를 탓하며 관련 예산까지 삭감하겠다는 억측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적반하장이다.

5·18진상조사위는 출범 지연으로 올해 예산 집행률이 고작 21.4%에 그쳤다.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지난 2017년 7월 통과됐지만, 한국당의 직무유기로 진상규명 작업은 2년 넘게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법사위는 이날 한국당이 대표 발의한 ‘5·18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한국당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자격에 군인으로 20년 이상 복무한 사람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해 여야가 합의한 법안이다. 한국당이 ‘몽니’를 부리는 바람에 특별법 통과 이후 604일이 지나 개정안을 내고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한국당이 얼마나 빠른 시일안에 자격 요건에 맞는 조사위원을 재추천하느냐이다.

한국당이 또 다시 5·18을 왜곡한 전력이 있는 인사를 재추천하면 연내 5·18진상조사위 출범은 물건너간다.

이와관련, 5·18특별법을 발의한 ‘대안신당’의 최경환(광주 북구을) 의원은 이날 개인 성명을 내 연내에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한국당의 적극적인 협력과 청와대, 정부의 철저한 준비를 거듭 당부했다.

최 의원은 “내년은 5·18 40주년이다. 연내 진상조사위 출범을 마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진상조사활동이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또 다시 추천인사 자격 문제로 잡음이 생기거나 조사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