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록습지 국가보호지정’ 찬반 대립 여전히 극명

논의과정·결과 보고, 질의응답 및 타지역 사례 소개
환경오염·난개발 방지, 체계적인 국가 지원 등 기대
일부 구민들 "충분한 여론 수렴과 현안 해결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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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에서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논의 주민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에서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논의 주민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

도심에 인접한 자연습지로서의 역할과 기능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장록습지’의 국가보호습지 지정에 대해 논의하고 주민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22일 광산구청에서 열린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논의 주민 토론회’다. 지난 1월과 4월 이후 반년 만에 열린 ‘공론장’이다.

박수선 갈등해결&평화센터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토론회에는 김삼호 광산구청장을 비롯해 5개 동 주민대표·시민사회단체·광산구의회 의원·지자체 관계자 등 16명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주요 순서로는 △장록습지의 국가보호지정에 대한 경과보고 △비전·가치 및 주민 의견(우려 사항) 설명 △국가습지지정 사례 소개 △질의·응답 등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를 초빙, 장록습지가 국가보호지정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비전과 가치를 제시했다.

전승수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12년 조성된 김해의 화포천습지의 경우 장록습지 길이의 3분의 1, 면적은 2분의 1에 그치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국가습지로 지정받아 고질병이었던 환경오염을 극복하고 생태공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록습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도심과 인접한 자연습지로서 그 가치와 역할이 더욱 크고 막중하다. 환경오염과 난개발로 파괴되기 전에 구민들이 나서서 보호한다면,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이루면서도 엄청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3차례에 걸쳐 개최한 토론회, 간담회, 실무위원회에도 이날 논의 역시 일부 구민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도심 속에 국가보호습지가 지정될 경우 개발이 제한돼 도시 발전에 저해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구민 A(송정2동)씨는 “습지지정까지 많은 난맥이 있을 텐데, 구민들이 개발 제한 등 여러 제반 사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홍보하고 논의해야 한다”며 “광산구에 동이 몇 갠데 겨우 5개 동 대표만 앉아 있다. 구 전체 의견을 수렴한 후 T/F를 구성해야 하는데, 성급하게 몰아치느라 순서도 뒤바뀐 셈”이라고 비판했다.

논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B(도산동)씨는 “말로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여론을 수렴한다고 하면서, 반대하는 구민들이 아직도 많은데 이름은 ‘지정 논의’다”면서 “광산구에는 이미 어등산 관광단지에 KTX로 인한 교통 혼잡 등 해결이 시급한 현안이 널려 있다. 장록습지 문제를 밀어붙이는 모습이 치적 쌓기처럼 보일까봐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들도 모두 찬성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강상수 전 송정2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은 “화포천은 인근이 전부 시골인 데다 대통령 지원까지 가세했음에도 조성까지 10여년이 걸렸다. 장록습지는 보호지정을 받기까지 얼마나 험난할지 알 수 없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습지보전법에 따르면 습지에 해당된 구역만 아니면 개발 제한이 없으므로 구민들은 그에 따른 피해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장록습지가 국가보호지정이 되면, 환경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습지 보호와 생태 개선을 위한 예산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를 구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에서 열린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논의 주민 토론회'에서 김삼호 광산구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에서 열린 '장록습지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논의 주민 토론회'에서 김삼호 광산구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