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인가, 기로인가”… ‘광주FC’ 1부리그서 생존 가능할까

선수 이적료로 예산 충당 등 열악한 구단 현실 속
1부리그 승격·축구전용구장 건립 최대 호기 맞아
선수 연봉 상승 등 운영비 증가 ‘속앓이’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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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구 월드컵경기장 옆에 광주FC 축구전용구장이 한창 건립 중이다. 광주FC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서구 월드컵경기장 옆에 광주FC 축구전용구장이 한창 건립 중이다. 광주FC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축구전용구장 조감도. 광주시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축구전용구장 조감도. 광주시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 연고 시민구단인 광주FC가 3년 만에 다시금 1부리그 출전 자격을 되찾게 됐다. 최근 프로축구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광주FC가 1부리그 승격을 계기로 시민의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재정여건이 열악한 시민구단으로서 겪어야 하는 고질적인 운영비 부족 속에 선뜻 구단에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보이는 기업도 없어 절호의 기회를 맞은 광주FC가 1부리그 생존경쟁에서 또다시 밀려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 우수 선수 이적료로 예산 충당

광주FC는 지난 2010년 12월 창단했다. 첫 출전연도인 2011년 K리그에서 선전하며 신인왕을 배출하는 등 신생팀으로 보기드문 약진을 보였지만, 2012년 급격한 성적 하락으로 2부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2015년 고군분투 끝에 1부리그 승격을 이뤘지만, 2017년 다시 2부리그로 떨어졌다가 올해 2부리그 우승으로 다시 1부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광주는 강등과 승격을 반복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성적 하락과 감독 경질 등의 악재로 스폰서 유치도 어려웠고, 운영비가 부족해 승리수당 지급을 미루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1부리그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광고 스폰서를 통해 대다수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었지만, 2014년부터는 예산의 절반 이상을 광주시에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FC 연간 예산은 지난 2010년 창단 이래 △2011년 88억원(시비 없음) △2012년 84억원(시비 25억원) △2013년 90억원(25억원) △2014년 70억원(43억원) △2015년 82억원(60억원) △2016년 106억원(60억원) △2017년 100억원(60억원), △2018년 98억원(60억원) △2019년 80억원(60억원)이다.

당장 올해 예산만 보더라도,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예산 지원을 받았다. 스폰서 등 외부 지원이 전에 비해 대폭 줄어 3분의 2 이상을 광주시 지원금에 의존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하다시피해 예산안을 의결하는 시의회가 번번히 지원금을 깎기도 했다. 광주FC는 부족한 운영비 충당을 위해 우수 선수를 타 팀으로 이적시킨 이적료로 겨우 유지해 나갔다.

당장 지난 3월에는 지난해 2부리그 MVP와 득점왕 등을 휩쓸며 활약했던 나상호 선수를 FC도쿄로 보내면서 챙긴 이적료 15억원을 구단 운영에 보탰다.

●전용구장 건립 등 ‘호기’ 맞았지만

1부리그 승격에 이어 올해는 여러가지로 광주FC에 있어 호기다. 현재 광주 서구 염주동 옛 염주양궁장 부지에 국제규격의 광주FC 전용 연습구장이 건립됐으며, 연말에는 월드컵경기장 옆 보조구장이 광주FC 축구전용구장으로 거듭난다. 전용구장은 1만석 규모의 관람석과 경기 운영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간 광주는 연고지인 광주에 숙소 등 클럽하우스조차 없어 목포 등 타지역으로 떠돌아야 할 만큼 열악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올들어 연승가도를 달리며 선두가 확실시 되면서 1부리그 승격을 염두에 둔 지원금 증액도 이뤄질 전망이다. 광주시가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서 기존 지원 예산 60억원을 80억원으로 늘린 것이다. 시의회 통과가 관건이지만, 1부리그 승격에 성공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여전히 1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구단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우수 선수 영입 등이 뒤따라야 하는데, 2부리그에 비해 현격히 비싼 1부리그 선수 몸값을 현재의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실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18 K리그 구단별 연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FC가 선수 연봉으로 쓴 총액은 19억원이었으며, 1인당 평균 6200만원 수준이었다. 2부리그 9개 팀(아산 제외) 중 8번째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당장 1부리그로 승격하게 되면서 운영비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 특히 선수 몸값 상승이 가파르다. 1부리그에서 선수 연봉에 가장 많은 운영비를 들인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우 총액 177억원, 1인당 평균 5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대구FC도 총액 43억1000만원에 1인당 평균 9800만원이다. 광주FC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작년 기준 2배 이상의 선수 연봉 상승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그동안 우수 선수를 이적시키고 이적료를 받아 간신히 유지해 온 광주FC의 처지를 돌아본다면, 시 지원금 증액만으로는 1부리그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스폰서 적극 유치·지역민 관심 절실

지자체 예산에 의존하는 시민구단 특성상 자금력의 한계를 지닌만큼 일각에서는 차라리 광주FC를 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운영주체인 광주시 또한 민선 6~7기에 이어 오랫동안 매각 방법에 골몰하고 있지만, 지역 경제계 여건 상 선뜻 매입하려는 기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FC 매각이라는 큰 방향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민구단을 운영함에 있어 지자체보다는 민간기업이 맡을 때 보다 전문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구단 운영비 등 워낙 규모가 크고, 지역 여건이 녹록지 않다보니 일단은 스폰서를 확대해 나간다던지 현실적인 부분으로 접근하고, 이를 발판삼아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FC의 경쟁력 향상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매각이 필요하다면, 구단의 값어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근래 K리그가 전 국민적 관심을 사는 등 ‘제2의 축구 붐’이 일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1부리그 팀인 대구FC의 경우 지난해 경기당 평균 3500여명에서 올해 1만500여명으로 관중이 3배 늘었다. 홈 경기에서만 7번의 매진을 보이는 등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대구FC의 관중몰이에 광주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재현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광주FC 관계자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지난 여름 이미 지난해 전체 관중 수를 넘어섰다. 광주FC가 향후 1부리그에서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매진 가능성이 있다”면서 “창단 10주년을 맞아 전용구장이 생기는 등 새로운 무대에서 광주의 축구 문화가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이번 기회를 살려야만이 광주 축구의 발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