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존재 이유는 농민들… 농산물 제값 받게 해야죠”

•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
태풍에 쓰러진 벼 콤바인 직접 운행 수확 나서 ‘눈길’
‘경제사업’에 최선… 농작물 생산비 30% 절감 목표
농민·지자체·직원 소통 강조…활력있는 농촌 만들기
로컬푸드직매장 확대·10월부터 첫 ‘농민수당’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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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
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들에게 있습니다. 농민들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농산물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취임 7개월 차에 접어든 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의 한결같은 신념은 “농협의 본질을 찾자”다. 그가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도 바로 이 본질이다.

최근 그는 화순지역 논두렁을 돌며 그 어느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콤바인을 직접 운행하며 벼 수확 작업에 팔을 걷어붙인 것. 수십년간 벼 농사를 지어왔고, ‘쌀전업농 연합회’ 초창기 멤버인 그는 그 누구보다 농촌을 잘 알고, 농민을 아끼는 심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조합장이라고 해서, 가만히 앉아 논에 쓰러진 벼를 넋놓고 바라만 볼 수만은 없었다고 한다.

조 조합장은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는 농민이다. 태풍으로 도복 피해가 심해 벼에 이미 싹이 나서 민간 영농 조합은 농기계 파손의 우려 등으로 벼 수확 작업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까지 농협이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칠간 지역 논에 들어가 콤바인으로 수확 작업을 했더니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농민들도 농협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더라. 이것이야 말로 ‘농협의 본질’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의 본질’을 찾자는 차원에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취임 이후 그동안 가로막혀있던 농협 회의실과 조합실의 벽을 터서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후 지역 농민들과 농민회 관계자 등은 수시로 조합장실을 드나들며 교류하고 있다.

조 조합장은 “농협의 모든걸 드러내고 진행하겠다는 의미에서 공간을 텄다”며 “농협의 업무는 함께 소통이 되지 않으면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 앞으로도 지자체와 소통하는 것은 물론, 중앙회와 유대강화, 조합원과 핵심리더인 농협임원, 대의원, 영농회장, 부녀회장, 산악회, 지역사회단체와의 활발한 교류와 의견수렴해 함께 성장하는 농협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경제사업’을 활성화 시켜 농가의 농작물 생산비를 절감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화순지역 농업의 최대 문제는 농사주체인 농업인이 고령화되고 급격히 줄고 있다는데다, 소농이 많다는 등의 문제를 직시했다. 여기에다 화순농협은 경제사업 부분에선 타 농협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농기계가 구축돼 있지 않는 등 경제사업 부분의 기반시설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조 조합장이 육묘장사업과 농기계은행사업, 농작업대행사업 등 경제사업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 때문이다.

조 조합장은 “농협은 경제사업을 해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도록 해야 한다. 농협 조합장을 나서게 된 이유도 경제사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함이었다”면서 “현재의 경우 농기계가 없어 타 지자체에서 임대해 쓰고 있는 형편이다. 농기계를 구축해 소농들을 위한 방제작업과 함께, 농산물 정지작업부터 건조와 수매까지 농작업을 일괄 대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일환으로 육묘장을 지어 상토비와 재료비만 받고 조합원들에게 공급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그는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쌀 가격이 10% 이상 떨어진다 하더라도, 생산비를 30% 줄이게 되면 농가소득 5000만원은 거뜬히 넘게 된다”며 “현재 지역 내 수도작 농가들이 육묘 모판 하나에 3000원씩 사서 300평당 9만원씩 들어가는데, 육묘장을 지어 상토비와 재료대만 받고 조합원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비를 줄일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조합장은 로컬푸드 운영 및 활성화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시설 하우수 농가 및 야채재배 농가의 판로 확보를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50억원을 투입해 화순 전남대병원 암 센터 인근에 ‘유기농 농산물 로컬푸드 직매장’ 을 내년에 건립하게 된다. 또 이서적벽 등 화순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로컬푸드 판로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조 조합장은 “이서는 청정지역이다. 이서적벽이 개방한지 5년이 됐는데도 이서적벽을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 브랜드를 접하지 못하고 있다. 인근에 조그만한 미니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며 “그래서 관광객들이 이서적벽도 보고, 농협 무인 주유 365코너에서 주유도 하며,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지역에서 생산한 싱싱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는 지역의 우수 농산물과 화순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조합원들의 복지에도 소홀하지 않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화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과정 교육과 영농철에 대비한 소형 농기계 무상 수리는 물론, 친환경 미생물 배양액 무상 공급, 조합원 건강검진, 농약안전사용 PLS 교육, 조합원 영농자재이용권 지급, 영농회 쌀 지원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농협 2층에 마련된 문화센터에서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등 다문화여성대학 과정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화순문화센터를 운영함, 난타, 요가, 한국전통무용, 오카리나, 줌바댄스, 수채화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이달부터 화순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농민수당’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조 조합장이 ‘경제사업’에 몰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이고, 초기 자본이 들더라도 농기계와 시설을 갖춰 농작물의 생산비를 줄이게 함으로써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겠다는 의지에서다. 이는 결국 경제사업으로 농협과 농민들간의 신뢰가 구축되고, 신용사업도 덩달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농민과 농협이 서로 ‘윈윈’ (상생) 할 수 있는 길이다.

실제 화순농협의 신용사업에 있어 지난 8월 기준, 예수금 2573억원으로 전년대비 10.9%가 성장했다. 대출금도 1105억원으로 전년대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총자산도 3091억원으로 전년대비 9.5%가 성장했다. 지난 6월 전국 하나로마트 선도조합협의회에서 ‘하나로 마트 경영 대상’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조 조합장은 “제가 직접 수십년간 농사를 지어왔고, 그동안 군청 농정심의, 농기계 화순군협회와 화순군 체육회 등 크고 작은 단체들을 이끌면서 ‘쌀값올리기’와 ‘농산물 제값받기’에 누구보다 앞장서왔기 때문에 농민을 헤아릴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화순 만큼은 쌀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과 함께 활력 넘치는 농촌 만들기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