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에 대한 인정과 공감 필요하다

521

‘퀴어(queer)’. 사전적 의미는 ‘기묘한’ 혹은 ‘괴상한’이라는 의미다. 동성애자를 비하하거나 경멸할 때 사용됐다. 그러나 80년대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전개되면서 본래의 부정적 의미가 사라졌다. 이후 ‘퀴어’는 동성애자는 물론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 단어로 사용됐다. 성 소수자는 사회적 다수인 이성애자와 구분되는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신체 등을 지닌 이들이다.

‘무지개 깃발’도 있다. 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또 다른 단어다. ‘성 소수자의 다양성’ 이란 의미가 담겼다. 처음에는 성 소수자 퍼레이드 등 인권운동의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현재는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다.

‘퀴어문화축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성 소수자들의 행사다. 전세계적으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의 한 종류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라고도 불리며 성소수자들이 자긍심을 높이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벌이는 행진이다. 2000년 서울에서 처음 열렸다. 현재는 서울은 물론 광주, 경남, 대구. 부산, 인천, 전주, 제주, 청주에서 열리고 있다.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광주에서는 지난해 처음 열렸다.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다. ‘광퀴’라고도 불리는 행사다. 기억이 선명하다. 지난해 10월21일, 5·18민주광장이었다. 꽤 시끄러웠던 기억이다. 퀴어축제 당일 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고, 행진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빚어졌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방해를 시도하거나 행진을 가로막기 위해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광주에서의 첫 퀴어축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의미’보다는 ‘찬반 갈등’이 더 논쟁의 중심이었다. 언론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퀴어축제의 의미나 주제는 뒷전에 밀렸다. 첫 광주퀴어축제의 주제였던 ‘광주, 무지개로 발光하다’는 주목받지 못했다. 무지개색처럼 성 소수자들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양성을 존중해달라는 그런 의미였다.

올해 다시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오는 26일 광주 금남로다. 벌써 논란이다. 퀴어축제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는 이유로 한때 광주 동구청 건설과에 민원이 빗발쳤다. 동구청 건설과는 도로점용 허가권자다. 지난해 퀴어축제 맞불 집회를 열었던 단체에서 다시 맞불 집회를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주최 측은 꽤 오랜 시간동안 제2회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시간과 장소를 밝히지 못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퀴어에 대한 여전히 ‘불편한 시선’, ‘애매한 문제’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퀴어문화축제의 의미는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번 2회 광주퀴어문화축제의 주제 역시 ‘밝히는 퀴어’다.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밝힌다’는 뜻과 함께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쪽이 씌우는 ‘문란하다’는 이미지에 대한 발랄한 반격의 의미도 담겨있다.

그래서 더 아쉽다.

“광주에서 언제 어디서 개최하는지 공지도 없는 이 행사, 광주 시민들이 찬성하지 않을 것입니다.” 광주퀴어문화축제 ‘페이스북’에 올라 있는 글이다. 광주퀴어문화축제일이 다가온 현재는 주최 측이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기는 했다. 10월26일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금남로 차 없는 거리’다.

“퀴어는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이성애자라 생각하지만 결코 이성애자가 아닐 수 있죠. 왜냐면 우리는 사회는 어릴 때부터 넌 남자고 넌 여자야. 그러니 이성을 만나야 해 라고 하는 교육, 또는 사회의 시스템에서 다양한 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어렵죠.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합니다.”

공감 가는 글귀다. 역시 광주퀴어문화축제 ‘페이스북’이 출처다.

바람이 더 있다. ‘다름’에 대한 인정과 소통, 그리고 공감이다. 퀴어축제 찬반이 논쟁거리가 아니라, 더 많은 다양성을 담아내는 축제로 만드는 데 대한 ‘광주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인권을 담아내고, 지역사회와 소통, ‘퀴어’만의 축제가 아닌 모두의 인권을 위한 축제에 대한 ‘인권도시 광주다운 고민’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홍성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