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빨간색은 부자상징…빨간옷은 ‘귀족의 특권’

(26) 빨간색과 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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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와 중세

중세의 전형적인 의복은 망토(manteau)였다. 귀족만이 널찍한 소매가 달린 빨간 망토를 땅에 끌리도록 길게 또는 넉넉하게 주름잡아 입을 수 있었다. 신분이 낮은 자들은 흐린 색의 저렴한 소재로 만든 소매가 없는 짧은 망토를 입었지만, 1525년경부터 무역으로 부유해진 소수의 시민들은 귀족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었고, 그들이 빨강을 부자의 색으로 만들었다.

중세의 상징학에서 사각형은 빨간색이다. 사각형은 자연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이며, 인간이 작업함으로써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느낌을 주는 빨강은 물질과 현실을 상징하는 색이고, 안정적인 사각형 모습으로 드러난다. 중세에 빨간 옷을 입는 것이 귀족의 특권이었다.

중세의 회화작품에는 집에서 출산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들이 있는데, 빨간 침대보와 빨간 침대 커튼이 눈에 띈다. 그 당시의 사람들은 빨간색이 출산하는 침대를 악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빨간 포대기나 빨간 리본을 단 포대기에 갓난아기를 쌌다.

중세에는 사람의 기질을 4가지 색으로 구별하였다. “빨강은 쾌활하고 낙천적인 기질의 색, 노랑은 화를 잘 내는 다혈질의 색, 하양은 흥분하지 않고 조용한 기질의 색, 검정은 우울한 멜랑콜리(melancholy)의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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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와 의복 색

초기 르네상스시절 전쟁의 잔인함을 나타내는 색은 빨강이었고, 18세기의 빨강과 파랑 그리고 하양은 군대의 옷 색깔이었다.

르네상스시대의 빨강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아름다운 의복의 색으로 인기가 높았고, 빨간 옷은 혼인할 때 혼례복으로 입었다. 18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뉘른베르크(Nürnberg)의 부유한 시민의 딸들은 빨간 혼례복을 입었다. 신랑도 빨간 바지를 입었다.

색채와 유태교

유태교 색채는 경전 구약성서(Old Testament)와 신약성서(New Testament)에서도 찬양되어 있으며, 유태인 역사가인 요세푸스(Josephus, AD 37년∼AD 95년)는 빨강, 파랑, 자주, 하양의 4가지 색으로 짜인 성막(聖幕)의 4원소를 언급하였다. “파랑은 공기, 자주는 바다, 삼베 실은 하양으로 땅을 나타낸다. 빨강(진홍색)은 원래 불을 나타내는 색이다. 구약성서 중 출애굽기에는 가늘게 꼰 삼베 실(하얀색)과 빨강, 파랑, 보라 실에 관한 구절이 자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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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종교에서는 파랑이 주 여호와의 색이다. 빨강과 파랑 그리고 녹색은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색이다. 이 맥락에서 빨강은 성부(聖父), 파랑은 그리스도, 녹색은 성령(聖靈)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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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은 구약성서 시편 23편 ‘푸른 목초지(green pastures)’에서 정열이나 위험을 가리킨다. 기독교에서 빨강은 그리스도가 흘린 피와 순교 그리고 신성한 사랑을 표현할 때 사용되었다.

회교에서는 빨강, 하양, 파랑, 노랑의 따뜻한 색상과 높은 명도 그리고 강한 채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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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에서 붉은 깃발이 혁명의 상징이 된 후부터 혁명 또는 과격한 행동을 의미한다.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