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71주년… 갈길 먼 ‘특별법 제정’

2001년부터 모두 4차례 발의 번번이 무산
내일 순천 장대공원서 ‘희생자 합동추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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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여순사건 71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지난해 열린 여순사건 희생자 합동추념식 모습. 여수시 제공 편집에디터
19일 여순사건 71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지난해 열린 여순사건 희생자 합동추념식 모습. 여수시 제공 편집에디터

 여수·순천 10·19사건(일명 여순사건)이 19일 71주년을 맞는다. 국가권력에 의해 여수·순천 등 전남 동부권에서 1만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여순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은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수차례 국가차원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모두 불발되거나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여순사건 71주년을 맞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 특별법 제정 시도 번번이 무산

 1948년 발생한 여순사건은 해방 후 혼란과 이념갈등의 시기에 국가권력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이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건이다.

 당시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을 위한 출동명령에 반발, 국군·미군에 맞서는 과정에서 여수·순천 등 전남 동부권 주민 1만 1131명(1949년 전남도 조사)이 희생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순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위령사업 지원 등을 담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아직껏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모두 4차례 발의됐다.

 2001년 16대 국회(김충조 의원 발의)를 시작으로 18대(김충조 의원), 19대(김성곤 의원)에도 국회에 상정됐으나 보수 정권의 반대와 견제로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 들어서 2017년 4월 정인화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5개 법안은 국방위원회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다행히 이들 법안은 2년 여만인 지난 6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고, 곧바로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다. 하지만 ‘조국 정국’ 등 여·야간 장기대치로 법 제정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

 

 ● 유족들 “이번엔 반드시 제정돼야”

 여순사건 71주년이 다가오면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지역 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지정을 건의했다.

 도는 “1948년 발생한 여순사건은 해방 후 혼란과 이념 갈등 시기에 국가권력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이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71년이 지나 유족 대부분이 사망하거나 고령이어서 국가 차원의 조속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여순사건 유족회원 10여명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 2반의 반장인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을 면담하고 “여순사건 특별법을 제정하는 데 자유한국당이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대법원이 지난 3월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3명의 재심을 받아들였고, 이후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10월28일 재심 4차 공판을 열 예정이다. 여야가 합의로 특별법을 제정해 이제라도 유족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호소했다.

 ●순천서 민간인 희생자 합동추념식

 순천과 국회 등에서는 여순사건 71주년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여순항쟁 민간인 희생자 합동추념식’이 19일 오후 2시 순천시 장대공원에서 개최된다.

 전남도와 여순항쟁유족연합회 주최로 열리는 올해 합동추념식은 1부 위령제, 2부 추모식, 3부 발원 뒷풀이 순으로 진행되며, 지난해에 이어 제주4·3희생자유족회도 참석할 예정이다.

 두 지역 유족단체는 지난해부터 상호간 연대차원에서 합동추념식에 참석해 함께 위로와 아픔을 나누고 있다.

 특히 합동추념식이 열리는 장대공원은 여순항쟁 당시 여수에서 열차 등을 통해 순천에 입성한 14연대 군인들과 순천을 사수하기 위한 경찰들간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지난 9월 발족한 ‘여순항쟁71주년 서울행사 추진위원회’와 함께 오는 21일 국회 정문 앞에서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촉구 기자회견을 갖는다.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