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또 제동 걸리나

우선협상대상자 서진건설, 이행보증금 분납 요구
광주시 “일시납 원칙, 불가”…오늘까지 입장 표명
건설사 수용 거부땐 또다시 사업 표류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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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 일원. 전남일보 자료사진 편집에디터
광주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 일원. 전남일보 자료사진 편집에디터

광주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또다시 제동이 걸릴 위기를 맞았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진건설 측에서 협약 체결을 눈 앞에 두고 이행보증금 분할 납부를 요구했지만, 시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시가 기한으로 잡은 18일, 서진건설 측의 답변에 따라 정상적인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규정 밖 ‘이행보증급 분납’ 요구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진건설 측이 이달 초 광주도시공사를 통해 ‘이행보증금 분할 납부’를 제안해왔다.

사업 이행보증금은 광주시가 사업 추진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모 당시 공고했던 것으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전체 사업비의 10%를 협약 체결 이후 10일 이내에 납부토록 했다. 지난 1월 협약 체결을 앞두고 수익성 문제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 호반건설컨소시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다.

공모 지침에 따라 서진건설은 실시협약 체결 후 10일 이내에 전체 사업비의 10%인 483억원 가량을 현금으로 납부하거나, 담보와 수수료(16억원 가량)를 내고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서진건설은 공모 원칙과 다르게 이행보증금을 분할납부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광주시는 내부 법률 자문과 검토를 거쳐 지난 14일 도시공사에 ‘이행보증금 분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분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적은 있으나, 공식적인 공모 지침 상에 분납을 언급한 부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초창기 분납에 대한 논의가 한 번 있었지만 구체적이지 않았다”며 “(협약체결에 있어서) 공모지침이 우선이고, 거기 없는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률 검토를 해본 결과 서진건설 측이 공모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 ‘특혜논란’까지 감수했지만…

갑작스런 이행보증금 분납 제안에 광주시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약 체결을 눈 앞에 두고 자칫 무산될 우려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2005년 군 포사격장으로 쓰여 황폐화된 광주 광산구 운수동 어등산 일원에 특급호텔 건립 등을 통한 관광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세워졌지만, 4년여간 불발탄 제거 등으로 진행에 차질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와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지난 2017년에는 중흥건설 등 5개 사업자가 사업참가의향을 내비쳤지만 최종적으로 1개 사업자만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이 마저도 평가위원회 최종 심의에서 미끄러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민선 7기 들어 지역 현안사업으로 속도감 있게 밀어붙인 결과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협상 체결 직전까지 온 것이다.

이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60일 이후인 9월 말께 협약 체결이 이뤄져야 했지만, 지난달 9일 서진건설 측이 상가면적을 기존보다 약 15% 늘린 사업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면서 일정이 1달 가량 늦춰졌다.

일각에서 ‘특혜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광주시는 당시 지역 소상공인의 피해가 없는 범위에서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고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 서진건설 입장 표명 ‘관심’

광주시는 서진건설 측에 18일까지 이행보증금 분납 불가 입장에 대한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적으로 분납이 불가하다고 밝힌 만큼 서진건설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은 또다시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서진건설 쪽에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현재로써는 예상이 어렵다”면서도 “시의 경우 원칙적으로 공모 지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끝까지 분납을 요구하게 된다면 사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