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그림케’의 소설 같은 실화… ‘자유 투쟁기’

노예폐지 운동가와 흑인 소녀 이야기
미국 사회·반란 등 생생한 역사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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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발명 수 몽크 키드 지음 |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09월 27일 출간 편집에디터
날개의 발명 수 몽크 키드 지음 |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09월 27일 출간 편집에디터

날개의 발명 | 수 몽크 키드 |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1만7000원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여성이란 평가를 받은 19세기 노예폐지운동가이자 여성 권익 선구자였던 실존 인물 ‘사라 그림케’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책은 미국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시대, 세상을 거슬러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던 사라 그림케와 그녀의 집안 노예였던 헤티 핸드풀 등 두 여성의 놀라운 삶의 여정을 그렸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800만 부 이상 팔린 ‘벌들의 비밀 생활’의 작가 수 몽크 키드의 세 번째 작품으로 지난 2014년 출간과 동시에 대중매체, 평단,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2014년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서 1위를 차지한 2014년 최대 화제작으로 평가받았다.

19세기 초 찰스턴 시, 부유한 그림케 집안의 노예 소녀 헤티 핸드풀은 재봉사인 어머니 샬럿이 흑인이 아프리카에서 마술로 날 수 있는 시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기억한다. 핸드풀은 그녀를 감싸고 있는 질식할 듯한 벽을 넘어서서 자유로운 삶을 갈망한다. 그림케 집안의 딸 사라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세상에서 큰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사라와 핸드풀 두 여성의 35년간 이어지는 관계의 끈은 사라의 열한 번째 생일에 시작된다. 사라는 생일 선물로 열 살짜리 핸드풀의 소유권을 갖는다. 사라는 노예를 소유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이것을 거부하지만, 부유한 남부 출신의 그림케 집안에서 그녀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야기는, 죄책감, 반항, 소외, 그리고 불안한 사랑의 방법으로 특징지어지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그들 각자의 삶에서 일어났던 배신과 사랑, 저항과 반란을 뒤따라간다.

이후 사라는 두려움이 없는 여동생 앤젤리나와 함께 찰스턴을 떠나 노예폐지와 여성 권리 운동의 단초를 여는 시도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짓눌린 희망, 비난, 배척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야기는 19세기 미국 사회의 종교, 가족, 반란 등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토대로 했다. 실존 인물인 사라 그림케와 달리 핸드풀은 사라가 어린 시절에 실제로 생일 선물로 받았으나 심한 처벌로 사망한 “노예 소녀”에 기반한다. 작가는 이들을 문학적으로 다시 되살리는 노력을 하고, 마침내 사라 그림케와 헤티 핸드풀은 역사와 상상 속에서 걸어 나와 독자에게 말을 건다.

작가의 철저한 고증과 층층이 쌓아올린 세부 사항들에 힘입어, 실제와 상상의 투쟁 사이의 관계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극도로 양극화된 시간 속에 한낱 각주로만 존재했던 이들의 삶과 숨겨져 있던 여성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드러내며 숨결을 불어넣는다.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