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명예회복 시급한데 민주당 뭐하나

내일 71주년…특별법 제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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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이 내일로 71주년을 맞는다. 여수와 순천 지역에서는 이날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순천 장대공원 야외무대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전남도와 여순항쟁유족연합회 주최로 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순항쟁 민간인 희생자 합동추념식’을 개최한다. 전남도는 오전 11시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개최되는 여순사건 희생자 합동 추념 행사에 맞춰 여수 전역에 1분간 묵념 사이렌을 울릴 예정이다.

여순사건은 1948년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을 위한 출동 명령에 반발해 일으킨 봉기다. 이들이 국군과 경찰, 미군에 맞서는 과정에서 여수·순천 등 전남 동부권 주민 1만 1131명(1949년 집계)이 희생을 당했다. 민간인들은 대부분 무고하게 희생이 됐으나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을 거치면서 ‘빨갱이’이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 남은 가족들은 연좌제로 고통을 겪었다. 사건 71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유족들은 한을 품고 하나 둘씩 눈을 감고 있다.

그동안 국회에서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수차 발의됐으나 여전히 낮잠을 자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서도 2017년 4월 정인화 의원(대안신당) 등 여야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5개 법안이 국방위원회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심의되지 못했다. 지난 6월 상임위를 행정안전위원회로 바꾼 뒤 다시 심의가 시작됐으나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정부와 집권당의 무관심으로 특별법이 제대로 심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여순사건의 발발 원인이 된 제주 4·3사건은 지난 2000년 특별법이 제정돼 명예가 회복되고 기념사업이 활발하다. 하지만 ‘쌍둥이’나 다름없는 여순사건은 특별법 제정이 지지부진하다. 무엇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자유한국당을 탓할 일이 아니다. 민주당에서 최근 여순사건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 것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에서 이형석 최고위원이 특별법 제정 등 국회의 노력을 촉구한 것이 유일하다. 여수·순천 출신 의원이 없다고 방치하는 것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지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명색이 민주 정부가 연로한 유족들이 한을 풀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