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조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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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다섯달째를 맞고 있다. 언론을 통해 홍콩시민들의 시위와 경찰의 강경 진압 모습을 보면서 광주 시민들은 39년 전 광주에서 있었던 5·18이 소환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 언론이 홍콩 시위 현장서 아이들 지키는 노란 조끼를 입은 그룹을 소개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기사를 ‘노란 조끼 할배들’이란 제목을 달아 소개해 보는이에게 큰 감동을 줬다. 이 해외 매체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노란 조끼를 입은 그룹이 나타났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노란색 조끼에는 ‘아이들을 지켜라’는 뜻의 수호해자 (守護孩子)구호가 적혀있었다. ‘아이들을 지켜라’는 30∼80명 수준으로 건설 노동자, 주부, 운전 기사, 사무직 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홍콩 시민들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는 노인들도 많다. 자신을 80세가 넘은 노인이라 소개한 이 단체 구성원은 ” 나 같은 노인이 아이들을 지키는 것을 보면 어린아이들을 돕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고 노란조끼를 입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수호해자 단체는 홍콩 경찰이 어린아이들을 두들겨 패거나 12살 소년과 13살 소녀를 체포하자 아이들과 시민들을 지켜내기 위해 조직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시위대 맨 앞에 서서 인간띠를 만들어 경찰의 물리력을 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불행과 비극적인 일에 또 다시 사람들이 노란색으로 뭉쳤다.

5년 전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노란 리본 패용 운동이 일어난 바 있다. 리본엔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의미로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노란 리본은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인식 리본(Awareness Ribbon)’이자 인간 존엄과 안전을 위협하고 박탈하는 세력들에 맞선 동시대인의 연대 의식의 표상이기도 했다.

지구촌에서 노란색이 연대를 상징하는 개념 컬러로 자리매김했다. 색채학에 따르면 노랑은 태양의 색으로 온화와 기쁨을 상징하고, 성숙을 나타내는 색이다. 성숙을 나타내는 노랑이 이상화되면 황금이 된다. 황금빛 가을의 황금색은 황금과 돈을 상징해 부와 권위 그리고 풍요로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천자문에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를황 (天地玄黃)이 있다. 우리가 밟고 사는 지구(땅)가 노란색으로 표기되고 있듯이 인류 삶에 생명과도 같은 중요한 색임에 틀림없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email protected]